“직업군인 퇴직 후 새로운 일 도전에 인생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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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2 13:52   수정 2021-03-02 17:32

“직업군인 퇴직 후 새로운 일 도전에 인생이 즐거워”


[한경잡앤조이=정유진 기자]“직업군인으로 36년 8개월간 복무하고 지난 2014년 육군준위로 전역해 지금은 충청남도 계룡시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작가 겸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
자신을 글 쓰는 사회복지사라고 소개한 류두희(62)씨는 제2의 인생을 만끽하며 즐거움을 찾고 있다.
그는 대학 때 사회복지를 전공한 덕에 사회 복지사 2급을 취득했고 ▲요양보호사 ▲노인 상담사 ▲숲길 체험지도사 ▲조경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18년 한국문학세상 신춘문예에 도전해 ‘겨울여행’이란 글이 당선되면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이어 수필집 ‘길은 있으리’를 출간하고 두 번째 산문집 ‘그대 있어 내가 있지’를 내놓으면서 신인작가로 성장하고 있다.
류 씨는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며 “배울게 있으면 언제든지 공부하고 퇴직 후 제2, 제3의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무료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5톤급 이동세탁차량에는 21kg 드럼세탁기 4대가 장착돼 있다. 이 차량을 운전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각 마을을 순회하며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 또는 독거어르신들의 이불이나 카펫 등을 무료로 세탁해 드리고 있다.

일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2014년 12월부터 시작했다. 이불세탁은 집에서도 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세탁기를 돌리는 기본 업무뿐만 아니라 트럭 운전과 세탁차량에 부착된 발전기, 펌프, 온수기 등 제 손을 거치지 않는 기계가 없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어떤 경로를 통해 일을 알아보게 되셨나요.
군에서 전역을 앞두고 있을 때 계룡시청 홈페이지에 이동세탁담당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했다.

재취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군인은 만 55세가 정년이다. 일반 사기업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편이다. 주변에서는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연금 받으며 편히 지내라’고 했지만 취미생활을 하며 보내기에 55세는 너무 젊다고 생각했다.
요즘 100세 시대이기 때문에 주변에 70세가 넘은 사람들도 일자리 찾는 걸 보면서 좀 더 일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근무환경은 어떠신가요.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 근무자로 월 190여만 원정도 받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 역시 많이 오른 셈이다.
이동세탁봉사는 자원봉사자들과 늘 함께하기 때문에 함께 협력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르신들을 상대하다 보니 지금은 길거리를 지나면서 알아보고 인사하는 정도로 많이 친해졌다.

새로운 직업을 찾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중장년이 재취업을 앞두고 가장 두려운 게 어떤 일을 할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정해진 방향이 없으니 막막하기만 하고 그러다보니 뭘 준비해야 할지 답답했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이 전망 좋다는 직업이나 취업이 잘된다는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군인으로 전역 후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스펙은 뭐가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몇 가지의 진로를 정해놓고 직업의 장단점과 할 수 있을지도 따져보며 그것에 맞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하고 보람된 적은 언제인가요.
요즘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자녀들의 경우 여러 가지로 바쁘기 때문에 이불빨래를 해 드리기가 쉽지 않다. 어르신들이 일 년에 한번 빨까 말까한 이불을 우리는 계절별로 세탁해 드리니까 ‘정말 고맙다’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특히 노인들의 복지 중에서 가장 좋은 복지라고 말씀하시기도 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
또 아직도 정이 많다는 걸 느낀다. 세탁해 드리면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주시는 분들도 있고 따뜻한 커피가 식을까 신문지로 돌돌 말아 가져오시는 분, 물 끓인 주전자를 가져와 직접 차를 타주시는 분, 과일을 한 두 개씩 가져오시는 분들을 보면 그 정에 감동한다.
자식처럼 대해주시기 때문에 그분을 돕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어르신들을 보며 힐링 되고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

제2의 일자리를 찾는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자리를 찾는 눈높이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든 시작했으면 무조건 2년 이상은 버텨보라고 조언한다. 일의 주기와 특성을 익혀야 하는데다 한번 적응하지 못하면 다음 직장에서도 적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도전하면서 준비하는 즐거움과 도전한 뒤 결과를 기다리는 설레임과 성취감은 엄청난 행복이다.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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