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IT공룡의 ‘커머스 배틀’ 초반은 네이버의 기선 제압으로 요약된다. 수천만 명의 포털 이용자, 국내 1위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등이 바탕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국내 e쿠폰 시장을 키우는 방식으로 상대적 열세를 만회하고 있다.
당장 격전이 벌어진 곳은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다. ‘손안의 홈쇼핑’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는 최근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큰 서비스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누적 조회 수가 지난 1월 1억 회를 넘어섰다. 월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200억원을 넘겼다. 후발주자인 카카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1월 누적 조회 수 2000만 회를 돌파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하루 방송 횟수가 1~2회로 네이버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밀리지 않는 성과라는 분석이다. 거래액은 출시 당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의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 홈쇼핑과 전문 커머스업체에 엄청난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기존 서비스를 활용해 상거래사업을 키웠다. 막강한 검색 시장 점유율이 바탕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네이버 방문자는 4220만 명에 달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제품을 파는 사업자가 42만 명이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은 27조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17%”라며 “거래액 규모로만 보면 네이버가 1위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약점을 보완해 ‘완성도’까지 높인다는 전략이다.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해주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배송 서비스를 ‘당일 도착’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수십 만 개 독립 상점이 각자 활발한 움직임을 가진 곳이 네이버”라며 “중소상공인(SME)이 사업 특성에 맞춰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물류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음식·생활필수품 판매자를 위해 ‘빠른 배송’ 상품군을 확대하고 산지 직송 생산자의 물류 품질 관리까지 지원하는 대형 프레시센터(신선 물류)와의 협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선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당일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물건이 도착하는 익일 배송 서비스와 당일 오전 주문하면 그날 받을 수 있는 당일 배송 서비스도 올해 도입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명품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명품선물’이라는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디올, 구찌, 프라다, 버버리, 몽블랑, 비비안웨스트우드 등이 입점했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용자의 폭넓은 취향을 커버할 수 있는 명품,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해 지속적인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주완/구민기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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