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아람코 '수소동맹'…정기선이 이끈다

입력 2021-03-03 17:09   수정 2021-03-04 02:01


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 동맹’을 맺었다. 그동안 아람코와의 협력을 주도해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이 전면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수소·로봇 등 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현대오일뱅크 수소충전소 300개 구축
정 부사장은 3일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수석부사장과 ‘수소 및 암모니아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온라인으로 체결한 협약을 통해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를 수입한 뒤 수소생산설비에서 청색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청색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수소에너지로 탈황설비에 활용되거나 차량·발전용 연료로 판매된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액화한 뒤 아람코에 다시 공급한다. 아람코는 실어간 이산화탄소를 현지 유전에서 석유회수증진기술(EOR)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갈된 유전에 탄소를 주입해 남은 석유를 빼내면서 탄소는 땅속에 머물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판매를 위해 2040년까지 수소 충전소 300개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아람코로부터 청색 암모니아를 공급받아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의 연료로 일부 활용할 예정이다. 두 기업은 조선 사업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조선사 최초로 LPG와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선박과 암모니아 운반 및 추진선 개발에 나선다.
○정 부사장, 아람코와 잇단 협업 주도
이번 수소동맹은 정 부사장이 주도했다. 그는 2015년 11월 아람코와 조선·엔진·플랜트 분야 MOU를 시작으로 협력을 시작했다. 2019년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때는 단독으로 면담했다. 국영기업 아람코는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수소 사업을 본격 육성하고 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올초 “재생에너지 분야를 사우디가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수년간 협력관계로 신뢰를 쌓아온 현대중공업그룹과 수소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정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을 주도하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9월 정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둔 ‘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정 부사장과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30대 직원 20~3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수소·로봇·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수소 드림’을 꿈꾸는 양사가 협력해 내딛는 첫걸음”이라며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으로 친환경 에너지 선도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알 사디 수석부사장은 “양사의 협력과 탄소 포집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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