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최근 급등한 금리와의 관계 [더 머니이스트-서정훈의 환율노트]

입력 2021-03-05 07:55   수정 2021-04-07 10:41


환율은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통화에 대한 상대국 통화의 교환 비율입니다.

교환 비율이라는 관점에서 먼저 통화(돈)의 가격을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통상 은행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경우 그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게 됩니다. 이 때, 이자 지급에 기준이 되는 금리를 돈을 빌리는 가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자에 대한 금리로 한 국가의 통화에 대한 가격이 형성되는데 반해, 상대 통화에 대한 가격, 즉 교환 비율이 환율인 것입니다.

이는 원화를 가지고 마트에 가서 상품 진열대에 있는 달러라는 제품(자산)을 살 경우 얼마의 원화를 가지고 달러를 구매할 수 있는가에 대해 드는 비용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상 달러를 사거나 팔기 위해 형성된 외국환을 취급하는 곳은 은행간 시장인 외환시장입니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은 수요나 공급이 일정기간 변하지 않는다면 한동안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되는 반면, 환율은 매일같이 움직이고 입니다. 그러면 왜 환율은 움직일까요? 여기에는 상대국 통화이든 자국 통화이든 아니면 두 통화 모두이든 간에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매일매일 변하기 때문입니다.

화폐의 가치는 상대국과의 다양한 관계를 고려할 때 여러 원인들로부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개방경제 하에서는 양국 간 구매력 차이와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가 직접적으로 화폐의 상대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국 간 구매력 차이에 의한 영향은 두 국가의 인플레이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교역에 의해 통상 경상수지 부문의 달러 수요와 공급을 통해 환율에 반영됩니다.

반면 금융시장의 영향은 국가간 이자율 차이에 의한 자본 흐름이 반영되어 상대 통화의 수요와 공급 상황을 반영하는 겁니다. 결국 구매력과 이자율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성의 변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들에 의해 통화의 강세와 약세가 결정되게 되고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통화간 상대적 가치가 결정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미 중앙은행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이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으로 달러 대비 주요 통화들의 가치가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통화시장에서의 환율은 대다수 신흥국가들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대규모 부양 정책 추진 이후 실물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미 국채금리가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통화시장 불안이 가중됐습니다.

최근 미국에서의 장기금리 급등세가 외환시장에서 어떻게 환율에 영향을 미쳤기에 불안정한 환율 움직임이 가중됐을까요? 금리는 한 국가내에서의 돈의 가격이라고 했습니다. 국가간에는 이 금리 차이에 의해 자본의 흐름이 발생하게 됩니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는게 이치입니다.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미국과의 금리차인 대내 금리차가 축소됐고 이에 금리가 높은 신흥국가들 채권 투자 매력도 등이 떨어지며 달러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켜 달러가치 상승과 상대 통화 가치 하락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금리 상승은 또한 국내외 증시 변동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자본유출로 이어지고 이는 통화시장으로 전이됩니다. 건강한 경제 회복 속에 장기금리가 우상향한다면 경기회복으로 투자와 생산이 증가하게 되고, 기업 실적 개선이 뒤따른 것이란 예상으로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예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달러 유동성이 주가를 상당부분 크게 상승시킨 상황에서는 항상 자산시장 거품 논란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 금리 급등이 그런 거품론을 증폭시키며 신흥국들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주식가치를 설명하는 배당 할인 모형을 가정하면, 미래 배당 현금흐름의 할인율로 사용되는 무위험 이자율이 바로 국채금리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건강한 경제회복 이상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장기금리 급등이 글로벌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것 이상으로 자산시장 거품론을 가져왔습니다. 통화 시장도 대내 금리차 축소로 달러에 대해 높아진 선호가 달러가치 상승을 불렀습니다. 반대되는 통화들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하며 환율 급등 현상이 초래됐습니다.

지난해 팬데믹을 경험하며 패닉은 한순간에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경험했습니다. 경제의 건강한 회복과 코로나 종식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라는 변수 방향성에 당분간 통화 시장에서 환율도 종속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 특히 연준 역할이 자산시장과 통화시장 안정에 어떠한 역할을 할지, 이러한 중앙은행 행동에 따라 각국 통화가치는 어떤 방향성을 보일 것인지 좀 더 정교한 시각을 가지고 환율이라는 가격 변수에 접근해야 할 시기로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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