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장…'내 아이의 부자 수업'

입력 2021-03-04 17:04   수정 2021-03-05 02:57

“돈을 밝히는 아이로 키우세요. 돈을 자랑하는 아이로 키우세요.”

신간 《내 아이의 부자 수업》(한국경제신문)을 쓴 김금선 하브루타부모교육연구소 소장(사진)의 말이다. 김 소장은 자녀의 경제교육법을 유대인 특유의 토론식 교육 방식인 ‘하브루타(Havruta)’에서 찾는다. “아이들과 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금융 교육의 시작”이라는 김 소장을 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났다.

이 책에선 유대인들의 성인식과 경제 독립 과정을 소개한다. 유대인은 13세에 성인식을 성대히 치른다. 결혼식 축의금에 버금갈 정도로 주위에서 많은 축하금을 받는다. 부모는 이 돈을 주식과 펀드 등 각종 투자 방식으로 불린다. 자녀가 20세가 되면 독립시킨다. 이때 성인식 이후 관리해온 돈을 준다.

“유대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실패의 비용’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일에 도전할 때 필요한 돈을 미리 주고, 실패한 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밑바탕을 마련해 줍니다. 유대인의 벤처 창업이 활발한 이유가 이런 경제 교육 풍토에 있어요.”

유대인들이 이처럼 금융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역사적 배경에 있다.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세계를 떠돌며 살아왔고, 수천 년 동안 서방 세계에서 가장 밑바닥 계층 취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생존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고, 그게 금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살아남아야 하기에 세상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고, 단 한 푼이라도 아끼고 모았다.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자녀들과 돈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지 못하는데 ‘돈이 좋다’는 말을 천박하게 여기는 편견을 완전히 들어내야 합니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돈은 곧 행복이고, 사랑하는 마음을 돈으로 표현하잖아요. 돈이 없으면 생활의 자유를 얻을 수도 없지요. 부모님들도 자녀가 현금을 선물로 주는 걸 제일 좋아하시잖아요. 이런 현실을 부모가 먼저 직시하는 게 진정한 돈 교육의 시작입니다.”

이 책에선 ‘경제 교육을 망치는 부모의 6가지 말 습관’을 소개한다. “우리는 마음이 부자야” “그래, 기분이다. 오늘 치킨 먹자” “엄마가 다 할 테니까 너는 공부나 해” “시험 잘 보면 휴대전화 바꿔줄게” “이거 사, 이게 훨씬 좋아” “끝까지 못할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마” 등이다. 김 소장은 “아이를 부자로 키우고 싶다면 절대로 해선 안 되는 말들”이라며 “아이를 판단 주체에서 아예 배제시키고, 돈에 대한 고민과 기회비용의 선택 등을 하는 기회를 빼앗는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에선 ‘부모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 줘야 한다’는 심리가 있어요. 이건 올바른 사랑이 아닙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자녀들은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됩니다.”

김 소장은 “경제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특정 적령기를 따지는 게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들은 하브루타 방식의 문답을 통해 아이들이 저절로 경제 관련 지식을 습득하도록 이끈다”며 “집안의 경제 상황에 대해 투명하게 공유하고, 경제 뉴스에 등장하는 각종 용어도 상당히 세심하게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만약 삼성전자에 대한 뉴스가 나온다면 아이들은 삼성전자가 얼마나 큰 회사냐고 물어봅니다. 이럴 때 부모들은 그냥 뭉뚱그려 이야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어떤 업종의 기업인지, 회사의 크기는 어떻게 가늠하는지, 주식회사란 무엇인지, 주식시장에 어떻게 투자하는지 등등을 최대한 자세하게 알려줘야 해요.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금융 감각을 키웁니다.”

김 소장은 “부자 수업의 최종 목표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정직하게 모으고, 올바른 곳에 쓰도록 지도하면서 부모와 아이 모두 함께 성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더욱 각박하고 예측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해도 금융 교육을 제대로 받은 아이는 대성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그렇게 믿는 순간, 아이는 이미 부자가 되는 길의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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