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가 더 중요한 까닭

입력 2021-03-04 17:07   수정 2021-03-05 02:20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팬데믹의 악몽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한편으로는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백신이 효과가 없을지도 모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퍼지고 있다. 우리는 과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쯤이 될까.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면 코로나19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아니라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2020년 초 ‘COVID-19의 특성’이라는 글로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주철현 울산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시간》에서 지난 1년 동안 바이러스와 면역을 연구하면서 얻은 지식을 알려준다.

이 책은 팬데믹, 바이러스, 면역, 방역, 미래 등 5개 주제로 이뤄져 있다. 1부 팬데믹에서는 과거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과 이번 팬데믹을 막을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원인을 분석한다. 코로나19의 초기 치사율은 대략 2% 이하로 독감에 비해 조금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많은 국가에서 낮은 치사율 때문에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다양한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진짜 위험은 전파 속도였다. 무증상 감염에 의해 일상에서 많은 전파가 어마어마하게 일어났다.

만일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전격적인 봉쇄를 시행했다면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모두 평화롭게 지내고 봉쇄를 결정한 사람만 과잉대응했다는 비난을 받고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다음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한다.

2부와 3부에선 바이러스와 면역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코로나19가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큰 문제를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분석한다. 바이러스 제거라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면역과 방역의 작동원리를 알 필요가 있다. 인체의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위험신호를 보낸다. 주변의 세포들은 그에 반응해 하던 일을 멈추고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사회 방역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이타적인 협력을 통해서만이 이기적인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의 방역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백신을 장기간에 걸쳐 접종하면 항원의 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점차 높아진다는 것. 팬데믹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열쇠는 첨단의학이 아니라 사람들의 협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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