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인도의 유가 안정 요구 일축…"있는 재고나 다 쓰세요"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입력 2021-03-05 08:34   수정 2021-03-05 08:46


석유수출국기구(OPEC) 좌장격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가격을 떠받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사우디는 4일(현지시간)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에서 예상 밖 감산협의를 이끌고, 주요 원유 수입국의 증산 요청은 일축했다. 이날 유가는 약 4% 올랐다.

4일(현지시간) 에너지인텔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는 4월에도 일평균 100만배럴 규모 자체 감산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지난 1월 100만배럴 자체 감산 계획을 내놨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사우디가 향후 차차 감산폭을 줄이겠지만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압둘아지즈 장관은 앞서 나온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OPEC+ 증산 요청을 일축했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석유장관은 OPEC+ 회의에 앞서 "인도는 합리적이고 신뢰성 있는 원유시장을 기대한다"며 "OPEC이 당초 2021년 초엔 생산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감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는 이례적인 비판조 발언을 내놨다.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수입·소비국이다. 최근 소매 유가가 상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식품물가도 오른 상태라 자국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상태다. OPEC+에 유가 안정을 요구한 이유다.

반면 압둘아지즈 장관은 "인도는 작년 유가가 저렴하던 시절에 원유를 대거 사들였다"며 "(현 시점 유가가 부담된다면) 작년에 쌓아올린 재고를 시장에 풀어 쓰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확실한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 뿐"이라며 "주요 산유국들이 섣불리 증산에 나서선 안된다"고도 했다.

이날 OPEC+는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다음달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 일부 감산 축소를 허용한다. 증산폭은 러시아가 일평균 13만배럴, 카자흐스탄이 2만배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초 합의와 같은 틀에서 양국 감산축소폭을 두배로 늘린 조치다.

이번 감산 유지 조치는 한달간 유효하다. OPEC+는 다음달 초 감산 회의를 다시 열고 감산량 조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감산 연장 소식에 원유 가격은 4.2%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배럴당 63.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9년 4월 이후 최고가다.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66.73달러에 팔렸다.

이날 OPEC+ 협의 직후 유가는 두 주요 유종 모두 장중 5% 이상 올랐지만,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상품시장 유동성이 빠져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시적"이라며 금리상승 가능성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54%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각 산유국들이 OPEC+ 합의를 이행할지가 향후 유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메나 바크르 에너지인텔 OPEC 담당은 "유가가 상당히 올랐고, 감산 의무량은 많은 시기인만큼 OPEC+ 각국의 합의 이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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