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프랜차이즈 빼앗길 판"…제2의 덮죽 사태? [튜브뉴스]

입력 2021-03-07 08:58   수정 2021-03-07 09:11


제2의 포항 '덮죽' 사태다. 대게 킹크랩 테이크아웃 전문점 '어서오시게'와 '헬로크랩'이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어서오시게' 김 모 대표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제가 만든 프랜차이즈를 빼앗기게 생겼다"며 도와달라는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김 대표는 2019년 '어서오시게' 브랜드 홍보를 맡긴 광고 회사 탑링크(헬로크랩)에서 자신의 아이템을 카피해 프랜차이즈를 차렸다며 "헬로크랩 탑링크 손 모 대표가 모든 것을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헬로크랩이) 먼저 대게 프랜차이즈를 제안했었고 기획했다는데 텔레파시로 했나보다"라며 비아냥댔다.

김 대표가 올린 영상에서 '어서오시게'와 '헬로크랩'은 외부 간판부터 박스, 포장 패키지, 메뉴판 등 같은 가게로 착각할 만큼 닮아 있었다.

김 대표는 손 대표가 '어서오시게'의 모든 것을 표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픈 초기 블로그 체험단 모집을 위해 광고 회사인 손 대표 측 직원들을 만났고, 그들이 '이거 잘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전해 손 대표가 만나자고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9년 11월 손 대표와의 첫 통화 녹취록을 올리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했다. 통화에서 손 대표는 "저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다. 촬영만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이 '이 집은 될 집' 딱 소스를 준다. 광고 완료되면 날 잡아서 바로 내려갈 것"이라고 '어서오시게'에 호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사업주도 물어본다. 소스를 빼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고 그분들도 자기가 뭔가 개발하고 막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는 않고 마음 편하게 투자하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서오시게'를 카피한 브랜드만 10곳이 넘어가고 있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도용당했다고 분노했다. 그는 "간판, 인테리어, 포장 등 너무 화가 나서 전화하자 미안하다는 소리는 커녕 '그래서 어떻게 하라고'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헬로크랩은 자신들이 전부 개발한 거라며 광고와 인터뷰까지 했다. 리뉴얼 한거라며 광고하는 뻔뻔한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헬로크랩' 측에서 '어서오시게' 가맹주에게 연락해 게를 더 싸게 주겠다고 이간질을 했다며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어서오시게' 직영점 중 가장 매출이 높은 곳 옆자리에 '헬로크랩' 매장을 계약했다고 분노했다.

그는 "'덮죽' 사건처럼 누군가 열심히 개발한 것에 시간, 노력이라는 것을 투자해 본 적도 없는 자들이 단지 돈이 많고 힘이 있다는 이유로 쉽게 가지려는 행위는 비판받아야 한다"며 "그들에게 속아 체인점을 하는 가맹주들까지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헬로크랩' 손 대표의 주장은 달랐다. 손 대표는 김 대표와 지인 천 모 씨가 2019년 '어서오시게'를 창업했지만 사업 아이템 제안은 자신이 했다고 반박했다. 또 그들에게 동업 제안을 받아 2호점을 함께 오픈했다고 했다.

손 대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김 대표가 "악마의 편집"을 하고 있다며 '어서오시게' 측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올렸다.

'당사자 사이의 관계' 목록에 "피고소인은 고소인들과 함께 '어서오시게'를 동업하기로 약정"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손 대표는 "'어서오시게' 측은 스스로 동업을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 대표와 '어서오시게'를 함께 창업한 천 씨와의 대화를 증거라며 공개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천 씨는 자신과 김 대표, 손 대표 3명이서 동일하게 지분을 나누자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손 대표는 김 대표가 올린 녹취록에 대해 "쟁점은 '저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요'인데 동업에 관심이 있어요가 아닌 소비자로서의 관심이었다"고 해명하며 통화 내용을 일부를 편집해 증거 자료로 썼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인테리어의 유사성과 관련해 "'헬로크랩' 광명본점(전 어서오시게 2호점)은 아내 가게에서 모티브를 얻어왔고, 아내 가게의 인테리어 업자를 통해 인테리어, 컬러 등 결정하고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또 "'어서오시게' 1호점은 수조 뿐아니라 인테리어에서 분홍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헬로크랩'은 와이프 가게와 같았음 같았지 '어서오시게'와 전혀 다른 인테리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장 박스에 대해서도 "검색만 하면 나오는 기성품 보냉박스"라며 "피나는 노력으로 인한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동업을 시작하며 단점 보완을 위해 토론했고, 컬러를 변경하는 의견을 취합했다고 설명했다.


상표출원과 관련해 "2019년 11월 '어서오시게' 상표출원을 동업 관계라 함께 비용을 냈다"며 "유사 이름의 상표 등록에도 동업자로서 같이 비용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대게 가격에 대해서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자재 가격"이라며 "(어서오시게가 들여오는 업체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의문이 들었다. 다른 유통의 동일 품목의 가격을 알아보니 비싼 가격으로 들어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의문을 제기한 손 대표는 어서오시게 측으로부터 "대게 값에 대해 불평을 하면 동업이 어렵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 동업을 유지하고 싶으면 대게 가격에 불평을 일절 갖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손 대표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허탈하고 심난했다. 정식 동업 계약서도 받은 게 없어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 대표는 이들이 동업 파기 후 가맹 비용과 직원 교육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박 섞인 말투와 혹시라도 보복이 무서워 요구한 대로 지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게 마무리 하자고 전화한 김 대표는 서로의 앞길을 막지 말자고 잘 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앞으로 만들 브랜드명에 대해 물었고, 저 또한 좋은 의도로 이야기 해 줬다. 그런게 결과는 동일 상표 신청으로 돌아왔다"고 분노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 '어서오시게'에서 어떤 비방을 하더라도 대응하지 않고 조용히 법정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며 "법정에서 진실은 명명 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역시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헬로크랩 사장도 억울한 부분이 있겠다", "동업관계가 아니라더니 거짓말이었네", "아직 다 나온거 아니니 중립 지켜야 할 듯"이라는 반응이다.

특허청 검색 결과 '어서오시게'는 2019년 12월 출원해 2021년 2월 상표 등록이 됐다. 2020년 4월 24일 손 대표가 '헬로크랩'을 출원했고 같은 날 김 대표가 '헬로크랩', '헬로우크랩'이란 두 가지 이름으로 상표권 신청을 했다.

이현준 변리사(리앤목 특허법인)는 이와 관련해 "상표법은 선사용주의가 아니라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상표를 먼저 사용했더라도 권리를 받는 것이 아니다. 출원한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출원 했더라도 유명 상표와 유사한 경우 등록 받을 수 없다"면서 "영업을 먼저 시작해 해당 상표가 저명하다면 선출원 상표가 등록되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소상공인의 경우 사업 구상 단계부터 미리 상표를 출원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변리사의 설명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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