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1700弗도 깨졌다…경기회복 기대에 수요 '뚝'

입력 2021-03-05 17:28   수정 2021-03-06 00:28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약 31.1g)당 17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값은 작년 한때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를 넘겼지만 올해 들어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5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은 트로이온스당 1689.70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날 금 현물은 작년 6월 이후 최저가인 트로이온스당 1692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 가격은 올 들어서만 약 11% 내렸다. 작년엔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며 연간 상승폭이 36.9%에 달하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산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서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투자에 역풍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에 따르면 최근 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투자 수요’다. 작년에는 귀금속 수요가 전년 대비 34% 줄고, 중앙은행 구매량은 59% 급감했는데도 투자 수요가 40% 늘면서 금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금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은 최근 물가 상승 전망에 따른 수요 효과도 보지 못하고 있다. 국채와 달리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이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면서 그만큼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도 금값이 오를 정도는 아닐 것이란 예상도 많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어도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시츠 모건스탠리 자산전략가는 “앞으로 2년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연간 상승률 2%를 약간 웃도는 수준일 것”이라며 “이는 금값 상승을 떠받치기엔 충분치 않다”고 분석했다.

최근 자산 시장에서 금의 대체재 가치가 급부상한 것도 금값이 약세인 이유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최근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투자가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비롯해 기관투자가도 비트코인 보유에 나서고 있다. 달러화도 연일 강세다. 이날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것)는 장중 91.713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말 이후 최고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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