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잡혀 바가지 썼다"…백신 협상서 농락당한 일본

입력 2021-03-07 16:14   수정 2021-04-02 00:02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다음 달 공급량이 기존 예상치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민 접종 계획을 수정하거나 일단 중단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 약 3600만명에 대한 우선 접종이 빨라도 내달에서야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1월 하순 접종 기간이나 접종 장소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라고 각 지자체에 주문했다.

하지만 4월에 우선 접종을 한정적으로 실시한다고 방침을 바꿨다. 구체적으로 다음달 12일 접종을 개시하는 한편 지자체에 최초 공급하는 물량을 5만명분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량이 애초 예상보다 빠듯할 것으로 파악된 데 따른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물량 확보를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되면 64세 이하 주민들에게 4월 하순에 접종권을 보내고 7월 초부터 집단 접종을 개시하려던 계획 역시 취소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화이자 측과 백신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심한 굴욕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국자가 화이자와의 교섭에서 어려움을 겪자 백신 담당 장관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이 "내가 직접 화이자와 얘기하겠다"고 나섰지만 화이자 측은 "교섭에 총리가 나오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개 장관 따위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과 10월 자민당 총재선거 등을 앞두고 백신 확보가 절박한 일본 정부가 "백신 협상 과정에서 농락당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노 담당상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서 "6월 말까지 고령자 약 3600만명분의 배송을 완료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3600만명분 확보에 대해 여당 관계자는 "약점을 잡혀서 비싼 값에 사게 됐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백신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계약상 비밀이라는 이유에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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