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시장 폭풍 성장

입력 2021-03-07 17:56   수정 2021-03-08 00:47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2016년 2조원에서 올해 4조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불어날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에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건기식을 통해 평소 건강을 챙기자”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건기식 시장을 둘러싼 제약업계와 식품업계, 유통업계 간 쟁탈전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 속 폭발하는 건기식 시장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난해 매출은 6068억원으로, 전년(4389억원)에 비해 3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91억원으로, 같은 기간 47% 늘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건기식과 화장품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드는 한국콜마 계열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건기식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외형과 내실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며 “건기식 수요가 꺾이지 않은 만큼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건기식 제조업체들도 지난해 쉴 새 없이 공장을 돌렸다. 코스맥스엔비티의 지난해 매출은 2667억원으로, 2019년(1942억원)보다 37.3% 불어났다. 또 다른 코스맥스 산하 건기식 관련 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12.3%)을 나타냈다.

다른 건기식 제조업체 성장세도 가팔랐다. 노바렉스의 매출 증가율은 40%(1591억원→2228억원), 서흥은 20%(4607억원→5530억원)였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65.5%와 56.8%에 달했다.

“안 그래도 고령화 여파로 잘나가던 시장에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은 만큼 올해 총매출 4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건기식업계 전망이다. 2019년 총매출이 2조9508억원(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 기준)이었던 만큼 2년 만에 몸집이 30% 이상 커지는 셈이다. 홍삼과 비타민이 전부였던 시장에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밀크씨슬 등 다양한 제품이 합류한 것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건기식 시장의 폭풍 성장세는 식약처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식약처가 작년 11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9%가 ‘건기식을 구매해 섭취 중’이라고 답했다. 2012년 50.2%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응답자의 70% 이상은 건기식을 2개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조원 시장 잡아라”
건기식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의 강호인 제약업체는 물론 식품업체와 유통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해 건강 솔루션 브랜드 ‘브링’을 출시한 뒤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유산균과 식물성 단백질 보조식품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보령제약을 대표하는 일반의약품 ‘겔포스’(위·십이지장궤양 치료제)의 건기식 버전도 출시했다.

휴온스그룹은 아예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지난해 갱년기 여성을 위한 유산균 제품(메노락토)을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중년 남성을 위한 전립선 건강 제품으로 ‘2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식품업계 공세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분말 형태로만 나온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해 지난해 식약처가 액상 제조를 허용하자 한국야쿠르트 등 식품업체들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작년 말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건기식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서울 성수점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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