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 1년반 끌던 방위비 협상…바이든 취임 46일만에 타결

입력 2021-03-08 10:01   수정 2021-03-08 10:05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한·미 방위비분담협상(SMA)이 타결됐다. 방위비 ‘5배 인상안’ 등을 내세우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1년 4개월 간 공감대를 찾지 못하던 양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 만에 합의점을 찾았다. 한·미가 양국 관계의 중대 걸림돌이던 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며 잠재적인 동맹의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8일 “한·미 양국 협상대표들은 제11차 한·미 SMA 체결을 위해 그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며 “양 측은 내부보고 절차를 마무리한 후 대외 발표 및 가서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도 협상 타결 사실을 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협상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에 “우리의 동맹과 공동 방위를 강화하는 SMA 문안에 합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임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구체적인 인상률과 협정의 유효기한 등은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인 타결안은 오는 17일로 알려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서명과 함께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두 장관은 15~17일 일본을 방문한 뒤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의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사안인 만큼 관련 절차에 따라 최종 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 합의는 ‘13% 인상+다년(多年)계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새 합의는 2025년까지 지속된다”며 5년 단위 협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협상이 ‘6년 계약’으로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6년짜리 합의가 될 전망이다. 인상률에 대해서는 양국이 침묵하고 있지만 이날 미 국무부는 “합의안은 한국 기여금의 의미 있는 증가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혀 소폭의 인상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46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미 양국은 2019년 9월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초반 트럼프 행정부는 49억달러(약 5조5000억원)을 요구하며 사실상 방위비를 5배 인상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7번의 회의 동안 미국은 사실상의 최종안으로 ‘50%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양국은 지난해 4월 한국이 첫 해에 분담금을 13% 증액하고 이후 매년 추가 인상을 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협상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방위비 협상이 극적 타결되며 양국 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 대중(對中)노선을 천명해온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핵심 동맹국인 한·일 양국과의 방위비 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미국은 앞서 지난달에는 일본과 방위비 분담 협정을 1년 연장하고 전년 대비 1.2% 인상하는 특별협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대북 정책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 등 조율할 사안은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국은 8일부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올해 훈련에서도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필수적인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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