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흥행…김범수·정용진·김병주 '3파전'

입력 2021-03-08 14:40   수정 2021-03-08 15:18


미(美) 이베이 본사가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건 작년 하반기께다. 올 초 골드만삭스 등 매각 주관사를 정했는데, 가장 먼저 접근한 기업이 카카오였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당시 카카오가 경쟁 입찰 없이 이베이코리아를 단독으로 인수하려 매각측과 협상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61조원(작년 추정치) 규모의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패권을 누가 쥐느냐를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상밖 흥행
8일 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가 발송하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간 곳은 10여 곳이다. 신세계, 롯데,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IT(정보통신) 플랫폼 강자인 카카오와 홈플러스를 보유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18일로 예정된 예비 입찰에 의외의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및 IB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김범수(카카오 이사회 의장), 정용진(신세계 부회장), 김병주(MBK 회장)의 ‘3파전’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그리고 있다.
단숨에 ‘빅3’로 올라설 기회

인수 의지가 가장 강한 곳으로는 카카오가 꼽힌다. 네이버와 ‘플랫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카카오로선 e커머스 부문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라이브 방송과 선물하기로 카카오커머스가 약진하고 있긴 하지만, 거래액 규모는 약 4조원 대다.

쿠팡(22조원, 이하 작년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15조원)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거래액 기준 약 20조원대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빅3’로 올라설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제3자 판매(마켓플레이스) 분야에서 1위”라며 “플랫폼 사업자이자 금융에 주력하고 있는 카카오로선 수많은 판매상들을 끌어들일 이번 인수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그룹도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이 지난해 3조9236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전년 대비 37%)하고 있지만, 주력 품목이 신선 식품과 럭셔리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작년 10월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밑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자체적으로 3자 판매를 준비했었다”며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오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SSG닷컴의 2대 주주인 어피니티파트너스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으로써 쿠팡과의 결전에 나설 것이라는 게 유통가의 예상이다.
떨어지는 영업이익 추세는 약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핵심 변수는 쿠팡이다. 오는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 예정돼 있는 쿠팡은 약 4조원을 조달할 전망이다. 신세계, 롯데쇼핑 등 기존 유통 강자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들도 쿠팡과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홈플러스를 약 7조원에 사들인 바 있는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산업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만큼 자칫 실기(失期)할 경우 홈플러스 매각조차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MBK파트너스가 현재 운영 중인 펀드 내 실탄을 충분히 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으로써 홈플러스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쿠팡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등은 직매입 위주인 쿠팡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이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온으로는 e커머스 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서다. 다만,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등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어 조 단위 M&A(인수·합병)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유통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흥행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이 확연한 하락세”라며 “인수하는 업체의 경영진 입장에선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와 PMI(인수 후 조직 통합)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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