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감산·중동 리스크까지…"유가, 올해 80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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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8 17:13   수정 2021-03-09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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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감산·중동 리스크까지…"유가, 올해 80달러 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세계 최대 석유 운송 기지에 대한 예멘 반군의 기습이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오랜 갈등이 세계 원유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 지원’ 예멘 반군, 사우디 공격
예멘 후티 반군이 7일(현지시간) 드론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사우디 라스타누라 항구는 세계 최대 해상 석유 정제 및 운송기지다. 하루 최대 원유 650만 배럴을 선적할 수 있는 곳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원유 수요의 7%에 해당한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 국영 아람코의 원유 생산 및 수출 관련 시설이 이곳에 집결해 있다. 라스타누라 항구가 사우디 경제의 ‘심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예멘 반군은 이곳이 마비되면 세계 원유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을 알고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우디 정부는 요격 사실을 공개하며 라스타누라 항구에 별다른 인명·재산 피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구 분위기도 평소와 다름없다.

하지만 사우디와 예멘 반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변수다. 6년간 이어지고 있는 예멘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에 사우디는 눈엣가시다. 아랍연합군을 주도해 예멘 내전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멘 반군은 올 들어 미사일과 드론으로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 상공과 공항 등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달 예멘 반군의 테러조직 지정을 철회하는 등 유화책을 펼치자 예멘 반군이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예멘 반군은 2019년 아람코의 유전 등을 공격해 일시적으로 사우디 원유 생산량을 급감시키고 국제 유가를 끌어올린 전력이 있다.

이 사태의 향후 파급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공격이 단기 변수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워런 패터슨 싱가포르 ING은행 원자재전략부문 대표는 “예멘 반군 공격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시장이 유가에 위험프리미엄을 반영하게 됐다”고 했다.
월가 예상치에 근접한 국제 유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약세를 보인 원유 가격은 최근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5월물 기준)은 8일 예멘 반군의 사우디 공격 소식이 알려진 뒤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기며 장중 71.38달러까지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5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달 60달러대로 뛴 지 한 달 만에 또다시 7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역시 지난해 말 배럴당 50달러 선 아래에서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역시 이날 한때 67.98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널리 퍼졌다. 지난해 원유 시장을 짓눌렀던 과잉 재고 우려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13개 국가와 다른 산유국의 합의체인 ‘OPEC+’는 원유 감산 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는 주요 은행들의 전망치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2분기 중 배럴당 75달러, 3분기 중 8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은행 UBS는 배럴당 75달러를 예상했다. S&P글로벌플랫은 브렌트유 가격이 당분간 배럴당 65~75달러에서 움직이다가 올 3분기에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고운/박상용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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