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제대로 되겠나"…아파트로 유턴하는 투자자들

입력 2021-03-09 09:16   수정 2021-03-09 13:50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의혹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토지 매매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새 아파트나 분양권 매수, 재건축·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눈에 띄게 매수세가 몰려드는 시장은 경기도 수원, 안양 등 서남부권 일대다. 아파트의 입주를 대규모로 앞두고 있는데다 분양권과 리모델링 아파트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다. 광명·시흥신도시 주변 지역이기도 하다.

수원 장안구 정자동의 A공인중개사는 "신규 아파트 분양과 관련된 문의가 주를 이루다가 주말부터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며 "2~3명이 함께 군포, 안양, 수원 등에서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갭투자로 금액도 부담이 없고 서울보다는 사업진행이 원활하다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안양 등 투자자들 발길 움직여
지난 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수원역 푸르지오자이'는 4086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임에도 나와 있는 매물은 5건에 불과하다. 단 하나 나와있는 전용 84㎡의 호가는 12억원에 달한다. 분양가보다 8억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12월 9억원에 분양권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단기간에 3억원이 치솟은 셈이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화서역 파크푸르지오'도 매물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용 84㎡의 분양권 매물의 호가는 15억원이다. 지난 1월 10억77330만원과 비교하면 4억원이 오른 셈이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말에서 올해초까지만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정자동의 C공인중개사는 "1월만 하더라도 '매물 구하기 어렵다' 정도였지 아예 없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전용 74㎡(약 30평) 정도 매물이 있지만 그마저도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수심리가 위축됐다는 대한 의견을 물으니 "잘 모르겠다"며 "달라진 점이라면 연초까지는 세입자들이 집을 사는 문의가 많았는데, 이제는 투자문의 비중이 늘었다"고 전했다.


입주아파트가 작년부터 집중되고 있는 안양, 의왕 일대에도 매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최근들어 3기 신도시를 포기하고 리모델링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게 현지의 얘기다. 전세를 유지하자니 임대차법 이후 오른 전셋값을 감당하기는 어렵고, 새 아파트에 들어가자니 이 또한 부담되는 수준으로 매맷가가 올랐다. 때문에 입주가 빠르고 자금부담이 적은 리모델링 단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아파트 6665개 단지(3000만가구) 가운데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4144개 단지(158만가구)에 달한다. 1기 신도시가 있는 안양과 부천, 산본 등에서는 이르면 2026년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들도 있다. 경기도는 이달안에 시범단지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불투명한 3기 신도시 보다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D공인 관계자도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꽤 있다"며 "호계동 목련같은 경우에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 전용 58㎡(약 23평)이 1년 만에 1억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8억원 매물이 나왔다가 들어가고서는 매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작년에 과천 지정타 청약 이후에 지역에서 무주택자들의 실망감이 커진데다, LH 사태를 보면서 '3기 신도시가 제대로 추진되겠냐'라는 말이 나온다"고도 귀띔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약 3개월 만에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지만, 경기도에서는 여전히 매도자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6.2를 기록, 지난 주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30일 이후 12주 만이다. 경기는 113.8로 1주 전보다 5.6포인트 하락했지만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으며, 100 미만은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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