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내려놓은 이낙연…재보선에 다 걸었다

입력 2021-03-09 17:36   수정 2021-03-10 02:55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 당대표에 선출된 지 6개월 만이다. 대표 재임 중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지만, ‘대선 후보’로서는 ‘득’보다 ‘실’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선거 사령탑을 맡은 ‘4·7 재·보궐선거’ 결과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당대표 192일 동안 480건 안건 통과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8월 29일 대표에 선출된 지 192일 만인 오늘 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대표 기간 통과시킨 법안을 대표 성과로 꼽았다. 그는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모두 480건의 안건이 통과됐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경찰·국가정보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이 ‘함께 잘사는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도록 미래 비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재·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회의를 열어 4·7 재·보궐선거 후보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뒤 시도당 위원장·사무처장 연석회의를 주재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소회를 밝히거나 마무리 발언은 하지 않고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신복지체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와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방송을 통해 당대표로서의 소회를 밝히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당헌의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에 따라 이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민주당은 오늘 5월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전대까지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의 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다.
대선후보 1위에서 3위 추락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당대표에 선출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시절 쌓은 대중 지지도와 민주당에 대한 장악력을 발판 삼아 대권 가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14개월 연속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지지율은 반토막이 났다. 일부 조사에선 두 자릿수 지지율마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친문(친문재인) 세력과 중도 지지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운 합리적 중도 이미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 대표로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도보수층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연초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은 여권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오며 지지율 하락세에 일조했다.

이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신복지 제도’와 ‘이익공유제’ 등도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대선 정국에서 ‘이낙연 브랜드’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이 지사를 제외하고 민주당 내에 제3의 후보가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기회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최소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할 경우 지지율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명, 이 대표 마지막 당무위 참석
이 대표가 주재한 마지막 당무회의에 이 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어려운 시기에 당을 안정적으로 잘 이끌어오셨다”며 “이 대표에게 감사 말씀을 드릴 겸 박수쳐 드리러 일부러 왔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지율에 앞선 이 지사가 선두 주자의 포용력 과시를 염두에 두고 한 행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는 그동안 당무위원에게 위임하고 당무위에 불참해왔다. 이 대표 측도 이 지사의 방문에 적지 않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날 최근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른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지사는 “일반적인 예측으로 보면 윤 전 총장은 당연히 정치를 할 것”이라며 “구태정치를 하지 말고 미래지향적 정치로 경쟁하면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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