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신생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일제히 호전된 실적을 내놨다. 대장주 테슬라와 함께 최근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판매 측면에선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판매 증가 기대에 배터리의 주 원료인 리튬 가격이 뛰면서 글로벌 리튬업체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면서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샤오펑의 지난해 판매량은 2만7000여 대로 전년(1만2000여 대)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샤오펑은 올해 1~2월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7% 늘어난 8200여 대를 출고하는 등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목표는 판매 1만2500대, 매출 26억위안을 제시했다.
앞서 웨이라이(NIO)와 리샹도 개선된 4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웨이라이의 매출은 61억위안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고 순손실 규모는 28억위안에서 13억위안으로 줄었다. 리샹은 순이익 1억위안으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냈다.
웨이라이와 리샹의 지난 1~2월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76%)을 훨씬 웃돈다.
이들은 대응책으로 다양한 성장 전략을 내놓고 있다. 샤오펑은 올해 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해 라인업을 총 4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가의 삼원계(니켈·망간·코발트) 대신 중국 배터리업체가 강점이 있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해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을 낮춘 모델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샤오펑은 또 하반기 유럽에서 전기차 경쟁이 가장 치열한 노르웨이에 100여 대의 전기차를 수출하면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 중국 전기차 신세력은 활동 무대가 자국 시장에만 한정돼 있다는 한계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웨이라이는 올해 신공장 증설로 연간 생산량을 30만 대로 늘리고,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을 1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분기 말 기준 424억위안(약 7조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실탄도 넉넉하다고 강조했다.
리튬업체들은 글로벌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양대 리튬업체로 꼽히는 간펑리튬은 국유기업인 우쾅그룹이 갖고 있는 리튬염호(소금물호수) 지분 49%를 14억7000만위안(약 2500억원)에 사기로 했다. 간펑리튬의 라이벌인 톈치리튬은 남미와 호주 리튬광산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보해 가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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