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의 승부수 "금호석화 배터리 소재 진출"

입력 2021-03-09 17:51   수정 2021-03-10 01:29


조카 박철완 상무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반격에 나섰다. 2차전지(배터리 소재)와 바이오 같은 유망 사업에 새로 진출하고, 매출을 5년 내 두 배로 늘린다는 비전을 밝혔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표심’을 잡기 위한 방안이다. 박 회장은 또 배당을 기존 대비 세 배 가까이 올리고, 경영 투명성 강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박 상무가 제안한 ‘파격 배당안’은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성장을 약속한 것이다. 이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M&A 등 통해 신사업 나서
금호석유화학이 9일 내놓은 새로운 비전의 핵심은 투자를 통한 매출 증대다. 2025년 매출 목표를 9조원으로 잡았다. 작년 매출(약 4조8000억원)의 약 두 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만으로는 힘들다. 유망한 신규 사업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다.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에 나서기로 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사업에서만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캐시카우인 NB라텍스 등 기존 사업에 대한 대규모 증설도 병행한다. 향후 5년간 예상 투자액은 3조~4조원에 이른다.

투자와 함께 주주 친화 전략도 병행한다.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된 주주총회 안건에는 배당을 크게 늘리는 안이 포함됐다. 작년 보통주 주당 1500원에서 올해는 4200원으로 배당을 확대했다. 박 회장 등 대주주는 일반 주주보다 적은 4000원만 배당을 받기로 했다. 우선주는 기존 1550원에서 4250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1158억원이다. 작년 순이익(5826억원)의 약 20% 수준이다.

이사회 기능도 크게 강화한다. 회사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부거래, 보상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한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감사위원에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등을 추천했다.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이 관건
앞서 지난 1월 박 상무는 박 회장을 상대로 주주제안을 하며 ‘선전 포고’를 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었다.

박 상무는 이사회 장악을 꾀했다. 임기가 다한 이사 5명을 전부 박 상무가 지명한 사람으로 채우라고 요구했다. 금호리조트 인수 등 핵심 사업과 연관되지 않은 자산 인수를 중단하거나 매각하고, 금호피앤비화학 등 주요 계열사 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탈환을 위해 파격 배당안도 제시했다. 보통주는 주당 1만1000원, 우선주는 1만1050원을 배당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분율 경쟁에서 뒤처지자 기관과 소액주주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 방’이었다. 박 상무 지분은 10%로, 박 회장 일가(14.87%)보다 적다.

하지만 박 상무의 배당안이 상법, 정관 등에 일부 맞지 않는 것이 뒤늦게 드러나 회사 측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 안건에 아예 올리지 않기로 했다. 박 상무 측은 여기에 반발해 법원에 주총 안건 상정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다만 박 상무의 제안 중 몇 가지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고 이사회 내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선 주주 ‘표 대결’을 통해 최종 판가름을 내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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