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에 다 빼앗기나…고민 깊어진 국민의힘

입력 2021-03-09 17:34   수정 2021-03-10 02:53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면서 다른 야권 후보들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받는 주목도에 비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들은 제대로 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전 총장과 경쟁하기 위해선 야권 잠룡들이 지금보다 공세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1년 후 대선, 경제가 희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다음 대통령은 변혁의 시대에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개혁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 9일로 예정돼 있는 대선을 1년 앞둔 이날 자신의 강점인 경제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대권 후보로서의 각오를 다진 것이다.

국민의힘 복당을 노리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무상을 좋아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도정보다 국정에 기웃거릴 기회만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 지사와 각을 세웠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정부가 좌충우돌을 넘어 혼돈 속으로 침몰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했다.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최근 SNS 활동을 시작하면서 ‘몸풀기’에 나섰고, 서울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나경원 전 통합당 의원도 전날 “멈춤 없이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렸다.

문제는 이들 중 윤 전 총장이나 여권 주자인 이 지사와 비교해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이달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은 6~7%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유 전 의원과 원 지사는 3% 미만에 머물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다른 후보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주자들과 윤 전 총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쟁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어렵다면 또 다른 현 정부 인사인 최재형 감사원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영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활용법’ 구상에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1위를 차지한 차기 대선 선호도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보고 있다”며 “현재로선 (윤 전 총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4월 재·보궐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이 앞으로 갈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결정되고 본선에서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윤 전 총장과 손을 잡는 그림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단일 후보 자리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뺏긴다면 ‘후보도 내지 못하는 정당’이란 비판 속에 큰 폭의 정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모든 건 선거 이후 꾸려질 차기 지도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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