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2일 쿼드 정상회의…中 포위망 좁힌다

입력 2021-03-10 17:06   수정 2021-03-11 03:29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12일(현지시간) 첫 쿼드(Quad) 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한 ‘중국 포위망’ 성격의 쿼드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되며 더욱 강력해진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오전 쿼드 카운터파트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으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 다자회의로 쿼드를 택한 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동맹,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논의 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부터 경제 협력, 기후 위기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안을 꼽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와 관련,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일본, 호주가 아시아·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줘 인도산 백신을 구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중국산 백신 공급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중국은 최근까지 53개국에 중국산 백신을 지원했다. 일본 정부 고위관료는 요미우리에 “인도산 백신을 사용하는 것은 인도를 미국, 일본, 호주 쪽으로 가까이 오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쿼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역점 사업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9월 뉴욕, 2020년 10월 도쿄에서 각각 1, 2차 쿼드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에선 ‘트럼프 지우기’ 차원에서 쿼드가 유야무야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한 달 만인 2월 18일 화상으로 3차 쿼드 외교장관 회담을 한 데 이어 그로부터 한 달도 안 돼 첫 정상회의 일정까지 잡았다.

쿼드가 탄력받는 건 중국 견제 측면에서 4개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은 중국을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있고,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는 히말라야 국경 분쟁을 겪으며 반(反)중국 정서가 커졌다.

일각에선 쿼드가 러시아의 공격을 막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판 NATO’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쿼드에 대해 “회원국들의 셈법이 달라 실패할 운명”이라며 “빈말 클럽이 될 것”이라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쿼드가 탄력을 받으면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쿼드 참여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 조약을 맺은 중요하고 필수적인 동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도전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많은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오는 17~18일 방한해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할 때 한국의 쿼드 참여 문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황지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서울시립대 교수)은 8일 미 정치전문지 더힐 기고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쿼드 플러스’에 합류 가능성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미국 조야에선 쿼드에 한국 등을 참여시켜 쿼드 플러스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미·중 고위급 회담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미국 측에선 블링컨 국무장관, 중국 측에선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 장관 등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회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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