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도 가구당 100만원"…4차 지원금 1.3조원 증액 추진

입력 2021-03-11 17:17   수정 2021-03-12 01:19

국회 상임위원회들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묻지마 증액’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농어민에게 총 1조3000억여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안이 논의되는가 하면, 여행업 등에 대한 지원 확대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전체 재난지원금 규모가 20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에서 추경 예산에 농어민 재난지원금 1조3042억원을 새로 편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113만여 농어민 전체 가구에 100만원씩 지급하고, 코로나19 피해로 타격이 큰 화훼 농가 등에 200만원씩 선별지급하는 방안이다. 농어민 재난지원금은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서삼석 의원이 제안했고,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이 수용했다.

민주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농민을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추가해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여야 간 이견이 없으면 반영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화답했다.

기획재정부는 정부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농어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해 왔다. 농민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어서 소득 파악이 어렵고, 영업제한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기재부는 농어민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편성하더라도 전체 가구에 대한 지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재부가 소득 파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농어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소극적’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농가별로 소득 파악은 어렵지만 학교 급식을 하는 7000~8000개 친환경 농가는 학교 급식센터를 통해 매출 감소를 확인하는 등 최대한 피해를 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추경에 포함된 지원 사업의 범위와 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관광업의 경우 재난지원금이 업체당 200만원으로 추경에 반영됐는데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다른 부처 예산을 통해서라도 지원 금액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실내체육업 지원 범위가 너무 작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 출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전국 예술인이 10만 명인데 추경에서 지원하는 인원은 7000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재정당국에 얘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의원들의 요구에 황 장관은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실내체육업 고용지원 등 일부 사업은 기재부도 증액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 예산을 최대한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각 상임위에서 증액안을 올려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반영되지 않거나 증액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예결특위에서 확정된 증액안도 기재부가 동의해야만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거 시즌’이 다가오자 여야 모두 앞다퉈 선심성 재정 지출을 주장하고 있다”며 “‘곳간지기’인 기재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고은이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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