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 학폭으로 손해 본 드라마, 누가 보상해 주나요?

입력 2021-03-13 08:09  



피해자는 나오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천문학적인 경제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마땅히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보상을 요구해야하는지도 알 수 없다. '학폭' 폭로로 혼란에 휩싸인 연예가의 이야기다.

배우 조병규, (여자)아이들 수진, 김동희, 박혜수, 지수, 세븐틴 민규와 스트레이키즈 현진, 김소혜, 동하 등 청춘 스타들은 물론 심은우, 조한선, 홍현희 등 나이와 활동 영역을 가리지 않고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된 연예인들의 명단만 20명이 넘는다. 심지어 그룹 에이프릴과 같이 팀 내에서 특정 멤버를 괴롭혔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트로트 가수 진달래 등 "과거의 일을 반성한다"고 인정하고 출연 중이던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하차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소속사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답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쏟아지는 폭로에 해당 연예인들의 광고는 중단되고, 출연 중이던 작품은 멈췄다. 한 제작사는 "'학폭' 전수 조사를 하겠다"면서 현재 제작 중인 출연진 전원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고, "오디션을 마치고 졸업한 초, 중, 고등학교를 적고 가라"는 곳도 등장했다.
200억 대작 '달이 뜨는 강', 95% 촬영 마친 후 재촬영

'학폭' 폭로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로는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꼽히고 있다. 반 사전제작 형태로 만들어진 '달이 뜨는 강'은 방송분의 95%인 19회차까지 촬영을 마쳤지만, 주연 배우 지수의 학폭 의혹이 불거지면서 '재촬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수의 '학폭' 폭로글이 게재된 이후 방송된 7회부터 배우 나인우가 대체 투입됐고, 주말 내내 촬영을 하며 겨우 생방송으로 촬영을 진행 중이다.

'달이 뜨는 강'은 사극이다. 간접 광고 형태인 PPL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고구려라는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비가 일반 드라마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달이 뜨는 강' 회당 제작비는 10억 원, 총 200억 원이 투입된 된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14회를 다시 찍어야 하는 만큼 제작비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이 뜨는 강' 관계자는 "아직 얼마나 많은 손해를 봤고, 앞으로 얼마나 더 제작비가 들어갈지 조차 완벽하게 정리된 건 없다"며 "일단 20회까지 끝내고, 경제적인 부분은 그 이후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파악할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또 다른 방송가 관계자는 "지수가 학폭을 인정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만 놓고 본다면 연쇄 소송도 가능할 거 같다"며 "다만 피해 규모를 어떻게 규명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방송 밀린 '디어엠', 진퇴양난

'달이 뜨는 강' 뿐 아니라 박혜수 주연의 '디어엠'도 무기한 편성이 연기됐다. '디어엠'은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시리즈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플레이리스트가 선보인 청춘 드라마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던 작품. 특히 '연플리' 시리즈를 잇는 세계관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하지만 박혜수의 '학폭' 의혹이 터지면서 '디어엠'은 제작발표회를 연기한 것에 이어 방영 자체를 무기한 연기했다. '디어엠'이 방송되기로 했던 시기엔 '이미테이션' 방영이 확정됐다.

그렇다고 '디어엠'을 이전의 '연플리'처럼 웹으로만 공개하기도 어려운 상황. 콘텐츠 제작에는 필연적으로 광고, 투자 계약이 이뤄지고,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건 노출 플랫폼이다. TV로 방송되기로 했던 드라마가 온라인에만 공개되는 것에 대해 "계약 위반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시 찍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디어엠'은 이미 모든 촬영을 끝냈기 때문. 주요 배우들은 물론 스태프들의 스케줄을 고려한다면 제작비가 2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
"학폭 연예인, 다 빼라"

"아니다"고 항변해도 이미 대중적인 호감을 잃은 배우들에 대한 '손절'도 이어지고 있다. 폭로 글이 올라오더라도 재빠르게 동창들이 "그 아이, 그런 애 아니다"는 '반박'이 달린 사람들은 타격이 덜하지만,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후에도 동창 인증과 폭로가 이어지면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어지게 된다.

이나은은 '에이틴'에 이어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단숨에 하이틴 스타로 등극했다. 하지만 에이프릴 팀 내 왕따 주동자로 지목되고, '학폭' 폭로글이 쏟아졌다.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하게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소속사 글에도 폭로가 이어졌고, 이나은을 모델로 기용했던 모든 브랜드가 콘텐츠 비공개를 결정했다. 결국 이나은의 출연이 확정된 SBS 새 드라마 '모범택시'도 하차를 결정짓고, 표예진을 새로 기용했다.

뿐만 '학폭' 의혹 연예인들이 논란 전 "긍정 검토"라고 밝혔던 작품들도 "전면 캐스팅 재검토"를 선언했다. 한 드라마에서는 과거에 학폭 의혹이 불거졌던 배우를 하차시켰다. 해당 배우가 대본리딩까지 와서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의 경우 현실적으로 재촬영이 어려운 만큼 "일단 후반작업은 하고 있지만, 개봉 시기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폭' 쓰나미가 정리되고 난 후 소송 쓰나미가 불거지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작사 뿐 아니라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출연자의 과실이 밝혀질 경우 계약해지는 물론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는 조항에 대해 조심스럽게 논의 중인 곳도 있다.

이전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었던 "콘텐츠 손실 보전 항목" 역시 활발하게 이야기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회당 제작비는 적게는 4억 원, 대작의 경우 10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 미니시리즈 회차가 16회에서 20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십억에서 수백 억원의 제작비를 출연자의 과거 '학폭'으로 날릴 수 있는 것.

다만 '학폭'의 경우 과거의 일로 증거를 입증하는게 쉽지 않고, 법정 분쟁의 경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실적인 구상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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