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선수 무덤 된 '마의 17번홀'…안병훈 11타·케빈 나 8타

입력 2021-03-12 17:13   수정 2021-04-11 00:02


‘악마의 섬’ 17번홀(파3)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승에 도전하는 안병훈(30)을 삼켰다. 안병훈은 아일랜드홀인 이곳에서 네 번이나 공을 물에 빠뜨리고 옥튜플 보기(octuple bogey: 기준 타보다 8타 초과)를 범했다. 한국계 선수 가운데 누적 상금 1위인 재미동포 케빈 나(38)도 이곳에서 공이 세 번이나 해저드에 빠지자 경기를 포기하고 짐을 쌌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7189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 1라운드에서다.
옥튜플 보기에 무너진 안병훈
안병훈은 이날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 옥튜플 보기 1개를 범해 11오버파 83타를 기록했다. 대회 첫날 싱글 플레이에 실패한 안병훈은 출전 선수 154명 가운데 공동 150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안병훈이 무너진 것은 17번홀. 이 홀의 전장은 137야드에 불과하다. 아마추어들도 8번 또는 9번 숏 아이언으로도 공략할 수 있는 짧은 홀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그린 주변을 큰 호수가 둘러싸고 있는 데다 시시때때로 변화무쌍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올해 17번홀의 저주는 안병훈을 덮쳤다. 그의 첫 티샷은 124야드를 날아가 호수에 빠졌다. 핀까지 83야드 거리인 드롭존에서 친 세 번째 샷도 바람에 밀리면서 해저드로 향했다. 다시 드롭존에서 친 다섯 번째 샷은 길었다. 94야드를 날아간 공은 그린을 맞고 뒤편 호수로 떨어졌다. 그린 위에서 바뀐 바람의 방향이 안병훈을 또 괴롭혔다. 드롭존에서 다시 친 일곱 번째 티샷은 맞바람을 맞고 제 거리를 못 갔다. 그린에 턱걸이를 했지만 백스핀을 먹고 그린 앞 호수에 빠졌다.

아홉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안병훈의 멘탈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투 퍼트를 한 그는 11타를 제물로 바치고서야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안병훈의 11타는 2005년 12타를 친 밥 트웨이에 이어 역대 이 홀 최다 타수 2위다. 안병훈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쁜 날을 겪고 그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도 오늘 17번홀 티샷은 끔찍했다”고 털어놓았다.

케빈 나, 퀸튜플 보기 뒤 기권
케빈 나(38)도 17번홀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그는 이 홀에서 공을 3개나 호수에 빠뜨렸다. 8타 만에 홀아웃하며 퀸튜플 보기(quintuple bogey: 기준타보다 5타 초과)를 범한 그는 이날 9오버파를 친 뒤 기권을 선언했다. 김시우(26)도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이븐파를 기록해 공동 4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가운데 이 홀에서 유일하게 버디를 잡은 임성재(23)도 버디 2개, 보기 2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를 쳐 공동 42위를 기록했다.

2008년 우승자인 세르히오 가르시아(41·스페인)가 이글 2개를 포함해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중간 선두에 오른 가운데 브라이언 하먼(34·미국)이 5언더파 67타, 매슈 피츠패트릭(26·잉글랜드) 등이 4언더파 68타로 추격하고 있다. 2년 전 이 대회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18번 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내는 등 7오버파 79타로 부진했다.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6위에 자리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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