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당시 대피소는 '악몽'…"밤마다 성폭행" 증언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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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13 08:21   수정 2021-03-13 08:27

동일본대지진 당시 대피소는 '악몽'…"밤마다 성폭행" 증언 [글로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를 야기한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가운데 사고 당시 난민대피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 증언이 잇따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NHK는 동일본 대지진 10주기를 맞아 '묻힌 목소리들(Buried voices)'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후쿠시마를 비롯해 이와테·미야기 등 3개 현에 거주했던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2011년 3월11일 오후 일본 태평양 앞바다에서 거대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의 규모는 9.0. 전세계적으로 역대 3번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쓰나미를 동반한 강진에 살아남은 이재민들은 대피소로 피신했다. 그러나 대피소는 칸막이도 없었고 강당에 담요를 깔아둔 게 전부였다.

이 대피소에서 이재민들 대상으로 상습적 성폭행이 일어났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NHK에 따르면 당시 지진으로 남편이 사망한 한 여성은 대피소장으로부터 성행위를 강요받았다고 했다. 그는 "대피소장이 수건이나 음식을 줄 테니 밤에 자신에게 오라며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20대였던 또 다른 여성은 "대피소에 있는 남자들이 밤이 되면 여자가 누워있는 담요 속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여자를 잡아 어두운 곳으로 데려가 옷을 벗기기도 했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은 도와주기는커녕 보고도 못 본 척했다며 당시의 악몽 같은 상황을 떠올렸다.

또 다른 여성은 여러 남자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가 살해당할까 두려웠다. 죽어도 바다에 버려져 쓰나미 핑계를 댈까 싶어 알릴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피소에서 끔찍한 범죄가 수없이 발생했다는 게 대피소에 있던 여성들의 설명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9년이 지난 2020년 2월, 2013~2018년 사이 여성 전용 상담 라인인 '동행 핫라인'에 접수된 36만여 건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 3현(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에서 상담의 50% 이상이 성폭력 피해에 관한 내용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특히 10~20대 젊은 층의 피해는 약 40%에 달했다.

엔도 토모코 동행 핫라인 사무총장은 "다른 장소에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그 뉴스와 정보를 보고 피해 경험이 떠올라 불안과 공포에서 시달리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다"며 "상담 내용에 따라 경찰과 병원, 민간지원단체 소개 등 관계 기관에 연결하고 있지만 앞으로 여성들과 아이들이 지진 재해 약자가 되지 않도록 사회가 폭력 근절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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