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배씨가 일냈다"…테라 돌풍에 맥주병까지 바꿨다

입력 2021-03-13 10:58   수정 2021-03-13 11:40


국내 시장 1위 오비맥주가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맛은 물론이고 겉모습까지 싹 바꿨다.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가 취임하고 1년여 만의 결과물이다. 이로써 올해 여름 맥주 시장에서는 한층 뜨거운 ‘카스테라(카스 vs 테라)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오비맥주는 10여 년간 맥주시장 판매 1위를 지킨 대표 브랜드 카스에 새로움을 더한 '올 뉴 카스' 카드를 꺼냈다. 올해 초 선보인 쌀 맥주 '한맥'과 함께 올 여름 성수기 방어전에 돌입한 셈이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 공세 속 1위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올 뉴 카스는 이달 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출시된다. 다음 달 중순부터 전국에 판매된다.
병부터 맛까지 다 바꿨다…'올 뉴 카스'
오비맥주는 맥주 브랜드 '카스'의 원재료와 공법, 패키지 디자인을 모두 개편한 신제품 '올 뉴 카스'를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1994년 탄생한 카스는 지난 10년간 국내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갈색병'에서 무색의 투명한 병으로 바꾼 점이다. 소비자가 시각적으로 맥주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국내 주류회사 중 색이 없는 투명한 유리병의 병맥주를 출시한 것은 오비맥주가 처음이다. 수입맥주 중에서는 오비맥주의 본사인 AB인베브가 판매하는 '카프리'가 있다. 오비맥주는 투명한 병이 소비자가 원하는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 디자인도 보다 날렵한 디자인으로 바꿨다. 카스의 ‘블루 라벨’은 좀 더 간결하고 과감한 이미지로 변경했다. 또한 병 겉면에는 변온 잉크를 활용한 스티커인 ‘쿨 타이머’를 적용해 소비자가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상품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 온도센서가 밝은 파란색으로 변하고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맛 측면에서는 기존 정제 홉과 맥아 비율, 0도씨에서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통한 품질 안정화 과정인 '콜드 브루'를 통해 더 생생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는 “올 뉴 카스는 1위 자리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오비맥주의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 사장의 자신감의 원천은 '전문성'에 있다. 2001년 오비맥주의 모기업인 AB인베브에 입사한 뒤 벨기에 영업 임원, 룩셈부르크 사장과 남유럽지역 총괄 사장, 남아시아지역 사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맥주시장에서 20여 년을 일해온 ‘맥주 전문가’다.

지난해 2월 한글이름을 ‘배하준’으로 정하고 현장소통을 본격화했다. 배하준은 성씨 배(裵), 물 하(河), 높을 준(峻) 자를 써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다처럼 무한한 가능성으로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카스 배씨의 시조'라고 불리기도 한다. 맥주를 잘 아는 배 사장에 대한 이해를 담은 별명인 셈이다.
MZ족 취향 맞춰 1위 브랜드도 '탈바꿈'
오비맥주가 잘 나가던 카스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브랜드 노후화와 소비문화 변화에 있다. 10년간 1위를 지켰지만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라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홈술족이 늘어나는 등 소비방식의 흐름이 변한 점도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류업계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1위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배 대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변화를 강조했다. 배 대표는 “27년간 카스가 시대 정신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꿨다"며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뚫은 테라 돌풍…더 뜨거운 '카스테라' 대전 예고
올 뉴 카스의 등장과 함께 성수기인 올 여름 ‘카스테라(카스 vs 테라) 대전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2019년 초록병에 담은 '테라'를 선보여 시장 점유율을 10% 가까이 끌어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문화 확산도 테라에게 기회가 됐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시장 위축 속에서도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호조를 나타냈다. 특히 테라 판매량은 105% 뛰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테라는 지난해 가정 시장에서 판매량이 23% 늘었고,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유흥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78% 급증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테라를 필두로 맥주 부문 전체가 성장했다"며 "수도권, 주요 상권 중에서 지방 상권과 가정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여세를 몰아, 올해 시장 회복을 기점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및 소주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각각 9%, 4%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오비맥주는 테라의 인기와 관련해 경쟁자가 아닌 소비자에 맞춘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희문 오비맥주 부사장은 테라 관련 질문에 "축구를 할 때 '경쟁자를 보지 말고 골을 보라'는 말이 있다"며 "'골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말이 25년간 마케팅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라고 언급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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