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에서 찾은 환희…베토벤 인생 역작 들려드릴게요"

입력 2021-03-14 17:04   수정 2021-03-15 00:28

피아니스트 손민수(44·사진)가 2017년 시작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1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통해서다.

손민수는 이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0번·31번·32번을 연이어 들려준다. 베토벤이 말년에 작곡한 후기 소나타다. 자서전의 마지막 장을 써내듯 베토벤이 인간미를 담아낸 작품이다. 손민수는 “후기 소나타 세 곡은 베토벤이 남긴 인생의 역작”이라며 “고통 속에서 찾는 환희, 희망과 공존하는 절망 등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고 써낸 곡”이라고 설명했다.

손민수는 원래 작년 9월 독주회를 열어 대장정을 끝내려고 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담은 음반도 같은 시기에 냈지만 공연은 두 차례 연기됐다. 그때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서다.

팬을 위해 손민수는 공연 프로그램에 실리지 않았던 베토벤의 ‘6개의 바가텔’을 들려줄 계획이다. 손민수는 “6곡 모두 베토벤이 말년에 써낸 피아노 소품곡인데, 과거 사료를 살펴보면 베토벤이 음악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작품에 담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손민수는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수석 입학했고, 18세 때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에 들어갔다. 1999년 이탈리아 부조니 콩쿠르 3위, 2001년 미국 클리블랜드 콩쿠르 2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캐나다 호넨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였다. 2015년 한예종 음악원 교수로 임용됐다. 신동 피아니스트 임윤찬 등이 그에게 배우고 있다.

손민수는 2017년 스승인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 뉴잉글랜드음악원 교수에게 영감을 받아 피아노 소나타 완주를 시작했다. 셔먼은 독창적인 곡 해석과 기품 있는 연주로 ‘건반 위의 철학자’라고 불린다. 셔먼은 손민수에게 악보 분석에 앞서 베토벤이란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베토벤의 유서를 들춰 봤어요. 곡 해석을 두고 베토벤이 악보 출판사와 벌였던 언쟁과 친구에게 푸념한 편지도 찾아봤고요. 베토벤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며 역경을 이겨내는 정신이 음악으로 투영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베토벤의 영혼을 담아 연주할 생각입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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