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신용(대출) 총잔액은 1630조원이다. 소득분위별 금융부채 비중은 1분위(소득 하위 20%) 3.9%, 2분위 9.4%(20~40%), 3분위 17%(40~60%) 4분위 25.6%(60~80%) 5분위 44.1%(소득 상위 20%)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전체 가계대출 중 3,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72%로 추정했다. 이 가계대출 잔액에 금리 인상폭(1%포인트)을 곱해 추가 이자 부담 11조8000억원을 산출했다. 대출액이 가장 많은 소득 상위 20%(5분위)가 5조2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4분위는 6조6000억원의 이자를 더 물어야 한다.
한 은행의 여신 담당자는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대 중반”이라며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최저금리로 대출을 내야 하는 사람의 경우 이자 총액이 30% 이상 불어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뛸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5조2000억원 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영업자들은 가계대출에 비해 이자가 비싼 비은행권 대출을 받는 비중이 높아 1인당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높다.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매길 때 주로 쓰는 6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AAA등급)는 지난해 7월 말 연 0.619%에서 지난 12일 연 0.792%로 높아졌다. AAA등급 은행채 금리는 최근 경기 상승 기대와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며 지난 2주 동안 0.04%포인트가량 올랐다.
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리 상승폭이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금융당국 조치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각종 우대 금리를 없애고, 가산금리는 올리는 추세여서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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