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치킨왕국' 세운 교촌 권원강 前 회장, 100억원 상생기금

입력 2021-03-14 18:28   수정 2021-03-15 00:20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의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69)이 사재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공익재단 설립, 상생기금 조성 등의 방법을 통해서다.

14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지난 12일 교촌 창립 30주년을 맞아 연 온라인 방식의 기념행사를 통해 사재 환원 의사를 밝혔다. 권 전 회장은 “교촌의 성장은 가맹점과 협력업체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사회 환원을 통해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1991년 3월 13일 경북 구미 송정동에 33㎡(10평) 남짓한 규모의 ‘교촌통닭’을 세우며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전 가족 생계를 위해 노점상, 택시기사, 실내포장마차 주인, 해외취업 등에 닥치는 대로 나섰다가 나이 40세에 뛰어든 사업이었다.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향교라는 뜻의 교촌은 이후 교촌 오리지널, 교촌 허니콤보 등 장수 히트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전국 규모의 프랜차이즈로 확장했다. 그는 업계 1위에 올라선 뒤에도 “교촌 간판을 달면 무조건 돈 벌게 하라”는 원칙으로 가맹점주 중심의 정도경영을 펼쳤다. 가맹 희망자 수백 명이 줄 서도 1000개 안팎의 가맹점을 돌파한 뒤 10여 년간 그 수를 유지했다. 기존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주기 위한 결단이었다. 치킨 외에는 어떤 사업도 하지 않았다. 한우물 전략은 가맹점과 본사의 매출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 최저 수준의 폐점률 기록도 ‘가맹점 우선주의’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권 전 회장은 2019년 창립 기념일에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미래를 위해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롯데그룹 출신인 소진세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교촌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고, 지난해 업계 최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그의 좌우명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서는 빛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 시절 들었던 훈화를 평생 삶의 원칙으로 삼았다. 2004년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국내에 처음 발병했을 때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 400개의 신규 점포 개설 계획을 접었다. 본사는 가맹점 개설로 8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지만 가맹점주들은 원가 부담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게 뻔해서다. 창업 당시 외상 거래가 만연하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 관행을 버리고 언제나 바로 현금 결제를 하는 것도 원칙으로 삼았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교촌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인재 양성을 위해 장학 활동을 해왔다. 치킨 한 마리를 팔 때마다 20원씩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했다. 2019년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협력사들이 위기를 겪자 상생기금 5억원을 냈다. 포항 지진피해 복구,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 지원, AI 피해 농가 지원, 아동복지기금 마련 등에도 1억원씩을 기부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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