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통신 기업도 전기차를 만드는 시대

입력 2021-03-15 09:32  


 -자동차기업 의존도 낮을수록 진출 의지 활발

 아마존과 같은 물류기업이 유지비용 감소 측면으로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자 요즘에는 통신 및 전자기업으로 일컬어지는 IT기업의 전기차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진출에 적극적인 IT기업은 기존 완성차업체의 영향에서 벗어난 곳이 많아 향후 자동차시장의 새로운 경쟁자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의 화웨이와 ZTE다. 얼마 전 로이터는 화웨이가 창안자동차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에게 창안자동차는 PSA, 스즈키, 마쓰다, 포드 등의 중국 내 합작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화웨이가 전기차를 개발하면 창안자동차가 제품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물론 개발 과정에서 실차 시험 및 평가 등은 창안자동차의 도움을 받겠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화웨이’ 브랜드의 독자적인 전기차가 나오는 것이어서 애플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가 EV 생산라인 전담팀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물론 여기서 ‘EV’는 완성차인지 아니면 부품공급 라인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에선 배터리 전기 완성차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부품 공급이라면 지금도 얼마든지 수행하거나 할 수 있어서다. 이 두 기업 외에 앞서 바이두 또한 EV 자체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드론으로 유명한 DJI도 자율주행 기술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의 선두 국가에 올라서려는 욕구가 강한 만큼 전통적 개념의 완성차회사 외에 중국 내 다양한 IT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셈이다. 그간 진입장벽이었던 내연기관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물류에 이어 통신기업의 자동차시장 진출도 한층 쉬워졌다는 의미다. 

 비록 중국 기업들의 행보라 하지만 국내외 관련 기업들의 시각은 예사롭지 않다. 어차피 전동화된 자율주행의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이동 수단은 모든 기술이 모이는 최종 단계의 종합 결정체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이동에 필요한 동력을 전기로 수행하고 이동할 때 자율적으로 움직이려면 통신, 사물 인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이 반드시 필요한 탓이다. 이 가운데 휴대폰 제조 및 통신사는 이용자의 증가를 전제로 미래 지속성이 담보된다는 점에서 자동차를 또 하나의 통신 디바이스로 탐을 내는 상황이다. 애플 또한 같은 맥락에서 완성차 사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휴대폰을 만들거나 통신망을 제공하는 IT기업이 지금보다 성장을 위해선 '모빌리티(Mobility)' 진출이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이런 흐름을 한국에 비유하면 삼성 및 LG전자, KT, SKT 등이 전기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으로 사물을 연결할 때 자동차를 포함시키면 그만큼 통신 이용자가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이미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자동차에 연결하기도 하지만 통신사 시각에선 자동차에도 각각의 통신이 연결되는 것을 원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스마트폰 제조사도 자동차에 스마트폰과 다른 형태, 예를 들어 태블릿 등이 탑재될 수 있으니 스마트폰의 영역 확장이다. 그럼에도 당장 국내 전자기업 등이 전기차 시장 진출을 까다롭게 저울질하는 이유는 현대기아차 등 기존 거대 완성차기업에 여러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서다. 시장 진출이 알려질 경우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경쟁사가 나타나는 것이어서 공급이 제한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는 얘기다. 반대로 중국 내 ZTE나 화웨이 등이 자동차 진출을 선언한 것은 그만큼 완성차기업에 공급하는 부품 비중이 적다는 것과 연결된다. 

 전동화는 기존 완성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의 시장 진출도 이끌어내는 중이다. 컨티넨탈, 보쉬, 셰플러 등이 대표적인데 누구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시대임을 감안해 완성차에 대한 부품 공급은 물론 직접 완성차까지 만들어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이 경우 오랜 시간 완성차기업이 주도했던 '이동 권력'이 흔들릴 수 있어 산업의 지형도까지 바꿀 수 있다. 한 마디로 자동차기업 외에 물류, 통신, 휴대폰 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전기차에 뛰어들어 이른바 '전기차 춘추전국시대'로 전환되는 중이다.  

 물론 이를 방어하려는 완성차기업의 행보도 빠르다. 배터리 전기차는 최대한 선점 효과를 위해 빠른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며 동시에 수소전기로 바꾸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바퀴 동력을 수소전기로 전환하면 배터리 전기차 진입이 차단되는 효과가 나오는 탓이다. 게다가 '모빌리티'로 명명된 교통사업의 직접 참여도 활발하다. 이동 수단을 만드는 곳이 직접 사람 또는 화물을 유상 이동시켜 주면 자동차 판매 및 운행 수익을 모두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당연히 기존 교통사업자는 반대하겠지만 누군가 완성차시장에 도전하면 자동차회사도 다른 영역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벌어지겠지만 환경 변화와 기술 발전이 멈추지 않는 한 이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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