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항목 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드러난다

입력 2021-03-15 15:04   수정 2021-03-15 15:06


“구매의 가장 중요한 업무 파트너는 누구인지 제시하고 업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구매인의 자세에 대해 기술하시오.”

지난 10일 현대모비스 수시채용 구매부문에 지원한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자기소개서 항목을 보고 당황했다. 이전 일반적인 자소서 질문과 달랐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모두 5개 자소서 질문을 통해 △구매담당자의 책임감 있는 자세 △문제해결 사례 △소통을 통한 자신만의 경쟁력 향상 등에 대해 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업들의 채용 기준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도전정신, 열정 등을 물었다면 비대면 상황에서 혼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책임감, 문제해결, 위기대응, 소통 능력 등을 묻고 있다.
○수시채용 시대…달라진 자소서 질문
최근 기업들의 채용 자소서는 성장과정, 지원 동기, 입사 후 포부 등 일반적인 질문보다 해당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과 해결 방안을 묻는다. 직무 중심의 채용과 수시채용 도입의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대졸 공채(3급) 소프트웨어개발 직무 자소서에서 ‘프로그램 개발, 알고리즘 풀이 등 소프트웨어(SW) 개발 때 가장 어려웠던 경험과 해결 방안’을 물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1일까지 뽑는 재경직무 수시채용에서 ‘2021년 이후 현대차 이슈와 관련해 재경분야의 영향’을 묻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타인과의 갈등 극복 경험’을 물으면서 의사소통 능력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소서 항목은 직무에 집중돼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글로벌 마케팅 인턴을 뽑으면서 ‘웹툰 트렌드에 대한 본인의 생각’ 한 가지를 물었다. 네이버는 사업 제휴 인턴 채용 때 ‘네이버의 엔터테인먼트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신년사에 드러난 인재 선발 기준
각 기업 총수들이 밝힌 신년사도 인재 선발의 기준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로운 삼성’을 강조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성장동력’을 외쳤다. 2019년부터 수시채용을 진행 중인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분야 인재를 꾸준히 선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가자는 SK그룹의 경영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수시채용 포스터에서도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틀을 넘어서는 고객 감동’을 주문했다.

이 밖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인력 비중 확대’를 외쳤고,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핀테크·빅테크와의 제휴’를 강조했다.
○책임감·문제해결력↑ 도전정신↓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코로나19는 기업의 인재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316개사를 대상으로 ‘인재상 변화’를 조사했더니, 기업 절반(48.1%)은 ‘책임감’을 코로나 시대 핵심 인재상으로 꼽았다. 이어 문제해결력·위기대응력(32.4%), 소통능력(25.9%), 성실성(25.0%) 등도 코로나 시대 중요한 인재상으로 떠올랐다. 반면 도전정신, 열정은 옛날보다 비중이 낮아졌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재택근무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는 성과 관리가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며 “스스로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책임감과 문제해결력을 지닌 인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한경 잡아라 기자단(강지연 연세대4, 박규원 인하대4,손세일 한양대 에리카4, 송은정 한국외대4)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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