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스마트폰 그 다음은?…빅테크 전쟁터 된 VR·AR 플랫폼 [허란의 해외주식2.0]

입력 2021-03-15 15:15   수정 2021-03-16 17:12

※'허란의 해외주식2.0'은 파괴적인 혁신기업의 핵심 사업모델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발견합니다. 유튜브채널 '주코노미TV'에서 영상으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으로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갔는데요. 스마트폰 다음은 무엇일까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증강현실) 스마트폰의 바통을 넘겨받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VR기기로 가상사회에 접속해 일하고 쇼핑하고, 공연도 보고, 친구도 사귀는 시대가 열리는 거죠. 지난 시간에 설명한 바로 ‘메타버스’의 시대 말입니다. 메타버스가 성큼 다가올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인공지능(AI)은 물론 VR/AR 기술이 향상된 덕분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불리는 VR/AR 시장의 글로벌 밸류체인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VR/AR 시장은 크게 하드웨어, 콘텐츠, 커뮤니티 시장으로 구분됩니다. 하드웨어에 특화된 곳이든, 콘텐츠에 특화된 곳이든 결국 자체 가상증강현실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해 최대한 사람들이 머물게 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먼저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뜨거운 VR/AR 하드웨어 시장을 살펴보고,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하는 로블록스(RBLX)와 유니티소프트웨어(U)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 밖의 밸류체인 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본격 시작하기 전에 VR/AR 의 차이점과, 홀로그램 MR XR은 뭔지 복잡한 용어부터 구분해 보겠습니다.
용어설명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은 사용자를 완전히 둘러싸며 현실 세계 환경을 완전히 대체하는 컴퓨터에 의한 스테레오 비주얼입니다. 영화 <메트릭스>의 가상세계를 생각하면 됩니다. VR 헤드셋을 쓰면 가상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게 되고, VR헤드폰으로 VR 환경의 소리를 들으면서 실제와 같이 체험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현실 세계 위에 입힌 것을 말합니다. 2016년 전세계에서 인기몰이를 한 포켓몬고가 대표적인 AR 기술 사례입니다. AR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같은 헤드셋이나 스마트폰의 동영상 카메라를 통해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홀로그램은 AR/VR 기술의 최종단계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눈앞에 대상이 있는 것처럼 생생한 이미지를 형성해주는 기술입니다. 홀로그램으로 만든 가상의 AI 아바타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식이죠.

혼합현실(MR?Mixed Reality)은 순수 VR와 AR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연장선상입니다. 사용자의 현실 세계의 환경과 디지털 제작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혼합해 가상화 현실이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입니다.

일반적으로 XR은 포괄적인 용어로 VR, AR, MR과 같은 기술을 간단하게 묶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별들의 전쟁터가 된 하드웨어 시장을 살펴보실까요?
별들의 전쟁터 된 하드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 '이그나이트 2021'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는데요. 여기에서 VR/AR 플랫폼인 '메시(Mesh)'를 공개했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홀로렌즈를 착용해 동일한 장소에 있는 것처럼 사용자끼리 만나서, 게임을 하고,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향후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인 팀스, 다이나믹스365 등과 연동해 비대면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PC시대 제왕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애플과 구글에 플랫폼 주도권을 뺏겨버렸죠. 하지만 메시플랫폼이 혼합현실을 가능케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AR 기기인 홀로렌즈를 공개한 이후 지난해 혼합현실용 홀로그래픽 컴퓨터인 홀로렌즈2를 선보였는데요. 건축현장 등에 사용되는 500만원대 산업용 기기입니다. 현재 AR 하드웨어의 발전은 VR 기기보단 더딘 편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가 현재 시판된 AR기기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를 이끈 삼성전자와 애플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죠?

삼성전자는 VR헤드셋 HMD오딧세이플러스를 2018년 출시했는데요. 최근 트위터에 삼성전자의 AR글래스 영상으로 추정되는 자료가 공개되면서 삼성전자가 AR시장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도 2022년초 VR/AR 헤드셋을 출시하고 2025년에는 AR 글래스를 출시할 것이란 관측성 보도들이 외신을 통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독립적인 컴퓨팅 기능을 갖춰 아이폰 없이도 동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장에선 구글이 실패한 AR 글래스를 애플이 성공시킬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2년 AR 기능의 구글 글래스를 선보였다가 실패로 끝났는데요, 2019년 산업용 AR 글래스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밖에 소니, HTC도 VR 헤드셋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입니다. 미국 코핀(KOPN)은 파나소닉과 VR글라스를 개발했으며, 중국 음향회사 고어텍은 페이스북 소니 등 주요 VR/AR 헤드셋 업체의 ODM을 맡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XR 전체 시장규모는 307억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2024년 시장규모는 무려 3000억달러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VR 최강자 페이스북

누가 뭐래도 현재 VR 하드웨어분야 최강자는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향후 10주년 계획의 핵심으로 AR와 VR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2는 벌써 전세계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습니다. 2019년 출시된 퀘스트1의 판매기록을 5개월만에 넘어선 것인데요. 아이폰 초기 모델 당시 분기 판매량이 100~200만대였던 것과 비슷한 속도라고 합니다. 퀘스트2는 퀘스트1에 비해 해상도를 높였고 무선연결이 가능합니다. 가격은 퀘스트1보다 100달러 낮은 299달러입니다.

페이스북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콘텐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오큘러스 내에 이미 VR 게임 200여종이 플레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사용자와 콘텐츠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계속 머무르게 하기 위한 플랫폼 락인효과를 노린 거죠.

페이스북은 더 나아가 가상세계 커뮤니티인 ‘호라이즌’을 구축했는데요. 소셜네트워크의 VR 확장판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는 소수의 초대된 사람만 이용하는 베타버전이 나와 있는데요. 직접 꾸민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세계 ‘호라이즌’에 참가해 소셜 플랫폼처럼 전세계의 유저들과 접촉할 수 있습니다. 음성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로블록스 vs 유니티

VR/AR 콘텐츠 분야 대표 기업으로는 글로벌 게임엔진 1위 유니티(U)와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한 로블록스(RBLX)가 꼽힙니다. 로블록스는 상장 첫날 기준가 대비 54% 급등한 69.50달러에 마감하며 환호를 받았습니다.

로블록스 영상에서 유니티와의 비교를 물어보는 질문이 올라와서 잠시 설명을 드리면요. 유니티와 로블록스는 각각 게임개발용 소프트웨어인 C#과 Lua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서드파티 엔진이고, 로블록스는 자체 게임플랫폼이 있는 만큼 로블록스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죠. 쉽게 말해 유니티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IOS라면, 로블록스는 폐쇄적이지만 매니아층이 확실한 애플 IOS 같은 거죠.
게임엔진 1위 유니티

지난 시간에 로블록스를 설명 드렸으니 오늘은 유니티를 얘기해 볼게요. 유니티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엔진 1위 기업입니다.

게임 엔진은 개발자들이 편리하고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소스코드 등을 융합해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도구를 말하는데요. 글로벌 상위 100개 게임사 중 94개사가 유니티 엔진의 고객일 만큼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실시간 3D 개발플랫폼입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상위 1000개 모바일 게임 중 유니티 엔진을 통해 제작된 비중은 71%에 달합니다. 2019년 65%에 비해 증가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넘어 AR/VR 콘텐츠의 60% 이상이 유니티를 통해 개발되고 있다고 하네요.

서드파트 게임엔진으로는 유니티와 함께 에픽게임즈가 보유한 언리얼 엔진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선구자로 불리는데요. 에픽게임즈는 비상장사로 중국 플랫폼기업 텐센트가 에픽게임즈 지분 40%를 들고 있습니다.

유니티는 모바일 및 캐주얼 게임분야에 강점이 있고 언리얼은 PC/콘솔 기반 고사양 게임에 특화돼 있습니다.

유니티는 서드파티 게임엔진을 넘어 건축, 엔지니어링, 자동차 등 게임 외 산업에서 3D 콘텐츠 제작에 폭 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BMW, 도요타 등이 유니티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게임 외 산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회사가 예상하는 총 진입시장(TAM)은 게임이 120억달러, 게임 외 산업이 170억달러입니다.

유니티는 매출총이익률이 80%에 다하지만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비용 때문에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 순이익 기준으로는 2023년 흑자전환이 전망되고 있는데요. 실적 반등이 가시화될 때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오는 17일 락업해제가 예정돼 있어 주가 변동성 우려가 나오는데요. 하지만 유니티는 임직원에게 보유주식의 15%를 선제적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장 진출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VR/AR산업의 밸류체인을 크게 VR기기를 만드는 하드웨어, VR 콘텐츠, 시각특수효과, 결제로 구분했는데요. 앞서 설명한 하드웨어 콘텐츠 외에 중국 와이마미(WIMI US)는 AR 홀로그램 개발회사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VR/AR 콘텐츠 기업 자이언트스텝이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빅히트의 위버스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블랙핑크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내놓는 등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테마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테마주가 부각되고 있지만 XR 시장과 메타버스는 현재 초기 성장단계입니다.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고 이렇게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지만, 실제 이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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