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행운의 티샷 덕에…토머스, 역전 우승으로 270만弗 잭팟

입력 2021-03-15 17:10   수정 2021-04-14 00:03

15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8번홀(파4). 2타 차로 아슬아슬한 선두를 달리던 저스틴 토머스(28·미국)가 5번 우드로 티샷했다. 왼쪽에 호수를 낀 이 홀에서 공의 비행 궤도를 바라보던 토머스의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 너무 많은 드로 스핀이 걸린 나머지 공이 해저드 경계선을 끼고 구르기 시작한 것. 호수로 향할 듯 말듯 외줄 타기를 한 토머스의 공은 결국 해저드 경계선 약 1m 오른쪽에 멈춰섰다. 동성애 혐오 발언 등 악재가 겹치며 코너에 몰렸던 토머스에게 승리의 여신이 손을 내민 순간이었다.
우즈·니클라우스 등과 ‘레전드’ 반열에
토머스는 이 홀에서 파를 지켜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그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그는 리 웨스트우드(48·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렸다. 18번홀 티샷 후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캐디에게 몸을 기댄 토머스는 “(18번홀 티샷 당시) 너무 떨렸다”며 “결코 잊을 수 없는 하루”라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날 우승으로 2015년부터 7년 연속 우승을 쌓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이후 7개월 만에 투어 통산 14승째를 올렸다. 만 28세가 되기 전에 14승을 거둔 건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조니 밀러, 토머스뿐이다. 또 우즈, 헨릭 스텐손, 로리 매킬로이에 이어 메이저대회·WGC·페덱스컵·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선수 명단에도 네 번째로 이름을 새겼다.

총상금 1500만달러(170억6250만원) 중 270만달러를 차지한 토머스는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600점도 함께 챙기며 2위로 도약했다. 3위였던 세계랭킹도 2위로 끌어올려 지난해 8월 내준 세계랭킹 1위 탈환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토머스는 세계 최고를 다투는 경쟁에 다시 합류하면서 추락했던 이미지를 반등시킬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지난 1월 새해 개막전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3라운드 도중 짧은 거리 퍼트를 놓친 뒤 혼잣말로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욕설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랄프로렌은 후원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고, 씨티그룹은 후원금 일부를 성 소수자 인권 개선을 위한 성금으로 내놓도록 압박했다. 골프를 처음 가르친 할아버지 폴 토머스의 타계, ‘절친’ 우즈의 교통사고까지 지난 두 달 새 겪어야 했다.

토머스는 우승 후 눈물을 쏟았다. 그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여러 가지 일을 겪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으로나 내게는 큰 시험대였고 이겨내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순간에) 우즈가 해준 많은 조언을 머릿속으로 되뇌었다”고도 했다.
김시우, 올해 두 번째 톱10
2017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 대회 최연소 우승(21세10개월) 기록을 보유한 김시우(26)도 부진에서 탈출했다. 이날 1타를 줄인 김시우는 최종 합계 8언더파를 쳐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5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이후 올해 두 번째 톱10이다. 특히 최근 5개 대회에서 세 차례 커트 탈락, 한 차례 기권 등 극심한 부진을 겪다가 반등한 터라 의미가 크다. 공동 9위 상금으로 33만8375달러를 챙긴 김시우는 50위 밖으로 밀렸던 세계랭킹도 다시 끌어올렸다. 지난주 54위였던 그의 세계랭킹은 이날 48위로 뛰었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잃었던 임성재(23)는 이날 6언더파 맹타를 휘둘러 7언더파 공동 17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66타는 이날 출전 선수를 통틀어 데일리베스트 스코어였다. 이경훈(30)은 나흘 합계 2언더파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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