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마음 알 것 같아"…비 제작 2호 아이돌 싸이퍼 출격 [종합]

입력 2021-03-15 16:33   수정 2021-03-15 16:53


그룹 싸이퍼(Ciipher)가 가요계에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월드스타' 비가 제작하는 아이돌이라는 기대감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싸이퍼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슈피겐홀에서 데뷔 미니앨범 '안꿀려'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소속사 대표 비가 맡았다.

싸이퍼는 케이타, 태그, 원, 현빈, 탄, 도환, 휘까지 총 7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보이그룹으로, 가수 비가 제작한 아이돌이다. '암호를 가진 자들'이라는 뜻을 지닌 팀으로, 무대 밖에선 팬들에게 하염없이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무대 위에선 암호를 가지고 강력한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비는 직접 싸이퍼를 소개했다. 그는 "내가 제작한다고 하면 강렬하고 퍼포먼스 위주의 곡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의 전략은 천천히 보여주자는 거다. 예전에는 한 곡으로 이 팀이 잘 되고, 안 되고의 방향성이 정해졌지만 이제는 K팝 자체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한다. 3, 4년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충분히 보여줄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행을 따라가면서도 또 다른 음악의 패러다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 의견보다는 제작진, 스태프들, 외주의 프로듀싱팀이 모여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꾸준히 해왔다. 올해만 보여줄 곡이 4, 5곡이 있다"며 "편안하고 귀엽게 다가가는 모습 외에도 강렬한 곡, 유행하는 스타일, 레트로 풍 등 여러가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퍼는 비가 선보이는 그룹으로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비는 2009년 그룹 엠블랙을 론칭하며 프로듀서로 첫발을 내디딘 바 있다. 오랜만에 다시금 제작자로 나선 만큼, 비는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 SBS '집사부일체' 등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에 싸이퍼를 함께 등장시키며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직접 멤버들을 지도하고 안무를 수정하는 등의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비가 제작한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게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현빈은 "지훈이 형이 키우는 그룹이라고 하면 실력은 기본으로 갖췄을 거라 생각하실 것 같아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모두 연습하면서 지훈이 형의 이름에 먹칠하지 말자는 다짐하며 더 열심히 했다. 가끔 지훈이 형의 데뷔 초나 전성기 시절의 영상을 보면서 같이 연구하면서 똘똘 뭉쳤다. 우리를 통해 지훈이 형이 제작자로서 명성을 얻으실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비의 응원이 큰 힘이 되기도 했다고. 도환은 "단체방이 있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기댈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케이타 역시 "'형만 믿으라'는 말을 눈을 바라보면서 해주는데 그게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탄은 "'내가 지훈이 형보다 잘 할 때가 한 번이라도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항상 그 부담감을 지닌 상태로 열심히 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싸이퍼에는 유독 낯이 익은 멤버들이 많다. '프로듀스101' 출신 문현빈, '언더나인틴' 출신 박성원, 'YG보석함' 출신 길도환, '노머시' 출신 최석원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멤버들이 대거 속했기 때문.

현빈은 "연습생 기간이 길거나 데뷔의 아픔을 겪은 친구들이 있다"면서 "다들 너무 설레서 잠도 못 잤는데 이 설렘과 긴장, 초심을 잃지 않는 싸이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머시' 출신인 탄은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머시'를 할 때 지금 싸이퍼 막내 나이였다. 이후 '내가 이걸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어 힘들었다. 그 상태로 군대를 갔는데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할 수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포기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았다"며 "지금도 몬스타엑스 선배님들과 연락을 잘 하고 있다. 이번에 데뷔한다고 축하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싸이퍼의 데뷔 앨범 '안꿀려'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모태솔로라서 떨리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한 곡 '모태솔로', 사랑할 때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쉽게 털어내지 못한 말들을 담은 곡 '기브 미 러브(Give me Love)', 미칠 것 같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랑의 느낌을 표현한 '파이어(Fire)', 사랑에 빠진 그 순간 느끼는 모든 감정을 써내려간 '폴 인 러브(Fall in Love)'까지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풋풋한 소년들의 사랑을 그리며 싸이퍼로서 내딛는 첫걸음을 당찬 모습의 사랑으로, 때로는 설레고 어려운 감정들로 풀어냈다.

데뷔 타이틀곡 '안꿀려'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곡으로, 짝사랑하는 그녀와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다른 남자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풋풋한 신인 싸이퍼의 밝은 매력을 극대화한다.

뮤직비디오에는 비의 아내인 배우 김태희가 출연한다. 김태희는 '안꿀려' 뮤직비디오 초반부와 말미에 짧게 등장한다. 이와 관련해 비는 "한 여자에 대해 어필하고 그 옆에 누가 있든 우리도 그에 비해 안 꿀린다는 의미의 곡이다. 멤버들이 멋진 여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내게 부탁하더라. 내 옆에 멋진 여배우는 딱 한명이지 않느냐. 그래서 곡에 대한 설명을 하고, 싸이퍼 멤버들을 보여주면서 계속 어필했다. 본인이 직접 간단하게 카메오 식으로 해준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싸이퍼는 데뷔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전곡을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하며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케이타, 태그, 원이 작곡·작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비는 "예전에는 노래하고 춤추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본인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본인들의 매력을 어필하는 게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태그, 케이타, 원은 아예 프로듀싱팀을 꾸려서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곡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곡 뿐만 아니라 안무 스타일 또한 본인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안무가 선생님과 함께 노력해왔다. 일부는 이 친구들이 참여한 것도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고, 여러분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콘셉트를 생각해봤다"고 했다.

간절한 데뷔였던 만큼, 원대한 목표도 꿈꾼 싸이퍼였다. 원은 "올해 신인상을 타는 게 목표다. 그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서 가능성 있는 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태그는 "싸이퍼라는 그룹이 나중에 K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되었으면 한다. 항상 목표를 크게 잡으라고 했다. 지훈이 형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빈은 "회사 트로피 진열장에 우리 싸이퍼 트로피를 꼭 같이 진열해놓고 싶다"고 말하기도.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태그는 "개인적으로는 빅뱅 선배님들이다. 항상 선배님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정말 닮고 싶은 점이 많은 그룹이다"고 답했다. 이어 도환은 블락비를 꼽으며 "보는 분들뿐만 아니라 무대를 하면서 우리 역시 즐거움을 느끼는 그룹이 됐으면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빈은 세븐틴을 언급하며 "안무, 작사, 작곡도 참여한다. 이미 거기선 자체제작돌로 이름을 먼저 알리고 다양한 콘셉트와 매력을 선보이고 있지 않느냐. 앞으로 우리도 자체제작돌로 우리끼리 음악을 만들고 우리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다. 탄은 "실제로 같이 연습을 해서 그런지 몬스타엑스 선배님들이 롤모델이다"고 밝혔다.


비는 거듭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질 싸이퍼의 매력을 강조했다. 그는 "싸이퍼 일곱 명이 상처받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색깔을 내면서 천천히 갔으면 한다. 한 곡으로 유명해져서 빨리 사라지는 그룹이 많은데 캐릭터들을 좋아해주셨으면 한다"면서 "노래가 좋은 건 금방 잊혀지는데 사람이 좋으면 그게 1년 많게는 10년까지 간다고 생각한다. 싸이퍼가 변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해서 본인들의 색깔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싸이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싸이퍼를 '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비는 "내겐 아들이 없는데 이제 일곱 아들들이 생겼다. 진짜 다 내 아들같다"며 "스승님인 박진영이 맨해튼 한복판에서 뛰어다니면서 내 곡을 팔 때 '굳이 저렇게 안하셔도 되는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원더걸스 친구들을 위해서도 전단지를 돌렸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도 그랬다. 이제 그 마음이 이해간다. 싸이퍼 친구들이 잘 되기만 한다면 나도 이 한 몸 희생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싸이퍼가 본인들의 젊은 날의 인생을 건 거니까 나도 내 인생을 걸었다. 실패하더라도 분명히 성공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멤버들을 응원했다.

끝으로 싸이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싸이퍼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싸이퍼의 데뷔 미니앨범 '안꿀려'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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