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서 반중감정 급증…"한인 공장 피해 우려"

입력 2021-03-15 15:25   수정 2021-04-14 00:02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일부 지역에 ‘전면 계엄령’을 선포했다. 중국 대사관이 “일대 중국 기업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하자 내린 조치다.

최근 미얀마 시위대 사이에선 쿠데타 규탄에 동참하지 않은 중국에 대한 반감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회가 한인 소유 공장이 중국 것으로 오인받아 피해볼 것을 우려해 태극기를 배포하러 나설 정도다.
중국 관련 공장 잇따른 화재…中 “군부가 조치해야”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 “미얀마 군부가 흘라잉타야를 비롯한 양곤 일부 지역에 전면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중국 대사관이 군부에 중국인과 중국 자산을 지켜달라고 요구하자 나온 조치”라고 보도했다. 양곤은 미얀마에서 가장 상업이 발달한 도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앞서 “미얀마 당국은 모든 폭력행위를 중단시키고, 가해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 주말 시위 도중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투자한 공장 곳곳에 방화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얀곤 흘라잉타야의 한 의류공장에선 일부 시위대의 공격으로 중국인 직원들이 부상을 입은 일도 발생했다.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는 “중국 관련 의류공장과 비료공장 등 4곳에서 화재가 일어났고, 시위대가 소방차를 막아서자 군부가 조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시위대 반중감정 급증

그간 미얀마 시위대 사이에선 중국이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일었다.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도 열렸다.

지난달 중순엔 시위대 일부가 중국이 미얀마 쿠데타를 조종했다는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보내 지원했다는 주장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 떠도는 헛소문을 믿지 말라”며 “중국은 미얀마의 좋은 이웃”이라고 했다.

최근 흘라잉타야 내 중국 공장 여러 곳에서 불이 난 것도 미얀마 시위대의 반중심리 영향이라는게 주요 외신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미얀마 시위대는 이를 두고서도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환구시보는 “중국을 악의적으로 모독하고 중국 공장에 대한 공격을 선동한 이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사설을 통해 시위대를 비난했다.

반면 미얀마 군부 규탄 시위를 주도하는 인물 중 하나인 아이 씽자르 마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흘라잉타야 시위대가 자랑스럽다”며 “누구든 미얀마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싶다면 미얀마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인회 “오인 피해 막자”…한국 공장에 태극기 지급
현지 내 반중심리가 퍼지면서 미얀마 한인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태극기를 배포하고 나섰다. 중국인 소유 공장으로 오인돼 시위대의 공격을 받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이병수 미얀마 한인회장은 “한인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공장에 태극기 게양을 권장하고 있다”며 “전날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방화나 기물파손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15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봉제기업 130곳 중 30여곳이 흘라잉타야에 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난달 6일부터 거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군경이 실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에만 시위대 약 40명이 군경에 살해됐다. 이중 약 20명이 흘라잉타야 시위 도중 나왔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경의 발포로 시위 도중 사망한 이들이 지난달부터 126명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미얀마에선 발포로 부상을 입은 피해자를 군경이 데리고 가면서 실제 사망자 수가 확실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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