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질주…그 뒤엔 'CEO 투톱' 있었네

입력 2021-03-15 17:46   수정 2021-03-16 01:50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6년간 이끌어온 정진문 리테일부문 대표(66)와 임진구 IB부문 대표(57)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2013년 인수 당시 전체 자산의 70% 이상이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던 SBI저축은행을 수렁에서 끌어올려 지난해 2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20%) 이후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금융기업 SBI홀딩스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영업정지·폐업 위기에 놓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회사다.
디지털 전환 가속
SBI저축은행은 16일 주주총회에서 정 대표와 임 대표 연임안을 확정한다. 각자 대표로 2015년, 2016년부터 SBI저축은행을 이끌어온 두 사람은 1년간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지난 11일 열린 임원추천위원회는 추천 배경으로 “SBI저축은행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핀테크를 접목한 금융혁신 기술 도입을 통해 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홍콩 사모펀드인 오아시스-퍼시픽그룹 대표를 맡는 등 기업금융 전문가로 활약했다. 1955년생인 정 대표는 현대카드·삼성카드·삼성물산을 거쳐 2014년 SBI저축은행에 합류한 리테일금융 전문가다.

SBI저축은행은 2016년부터 실적 증가세를 매년 거듭하고 있다. 순이익은 2016년 739억원에서 지난해 258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2배 넘게 증가한 11조2561억원을 기록, 업계 처음으로 자산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고금리에서 중금리 대출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군 수익성 개선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대출의 70%가량이 평균 연 16.5%인 중금리 대출이다.

디지털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6월 출시한 모바일 뱅킹 앱인 ‘사이다뱅크’를 통해 들어온 예·적금 잔액은 2조2154억원으로 5000억원을 갓 넘었던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사이다뱅크의 성장세에 힘입어 리테일 자산도 6조7606억원에 이른다.

모회사인 일본 SBI홀딩스에서도 SBI저축은행의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BI홀딩스 전체 자산이 67조원인데 이 중 11조원을 SBI저축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의 성과에 고무돼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여름까지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하는 SBI캐피탈을 설립할 계획이다.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SBI인베스트먼트코리아와 함께 국내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설 전망이다.
7월 이후 실적은 안갯속
금융계는 SBI저축은행의 고속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24%가량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이다. 저축은행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를 기존 대출자에게도 소급 적용해야 하는 만큼 올 하반기부터 이자 마진이 줄어들 전망이다. 2013년 인수 당시 7384억원에 달했던 결손금이 절반가량 남아 있는 점도 향후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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