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병원 누비며 배달…유진로봇 '무한 진화'

입력 2021-03-16 17:17   수정 2021-03-17 00:56


“바퀴 달린 모든 것에 유진로봇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16일 인천 송도동 유진로봇 본사에서 만난 박성주 대표는 “3년 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에서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우중공업 엔지니어 출신인 박 대표는 이달 초 유진로봇의 새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똑똑한 로봇청소기’ 대표기업
1988년 설립된 유진로봇은 본래 반도체 생산공정 등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기업의 스마트화 사업에 집중해왔다.

전환점을 맞이한 것은 2000년부터다. 새 연구소장이 된 박 대표가 총대를 메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봇 개발에 나섰다. 2004년 교육용 콘텐츠 로봇을 선보인 후 보완을 거쳐 2005년 소형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를 출시했다. 제품 콘셉트는 한마디로 ‘똑똑한 로봇청소기’였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무작위로 바닥을 청소하던 기존 대부분 로봇청소기와 달리 아이클레보는 센서를 통해 실내를 3차원(3D) 지도로 구현한 뒤 가지 않은 장소 위주로 청소한다. 박 대표는 “160가지 자체 테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클레보는 지난해 기준 유진로봇 매출의 60%를 차지한 대표 상품이다. 특히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네덜란드 필립스, 독일 밀레 등이 유진로봇과 손잡고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아이클레보와 비슷한 로봇청소기를 내놓았다.

아이클레보 성공을 계기로 유진로봇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이클레보처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임무를 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사업이다.
자율주행 솔루션 본격 수출
2014년 자율주행 기술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다 개발에 나섰다. 라이다는 각종 센서를 통해 주변 사물을 인지한 뒤 자율주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술이다. 얼마나 정교한 라이다를 갖췄는지에 따라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개발에는 약 5년이 걸렸다. 유진로봇은 기존 라이다 센서보다 저렴하면서 질적으로 결코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박 대표는 “기존 3D 라이다는 대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컸다”며 “유진로봇의 자체 기술을 총동원해 더 저렴한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나온 유진로봇의 초소형 3D 스캐닝 라이다는 자체 생산한 부품을 통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절반 미만으로 낮췄다. 적용한 3D 매핑·측위 기술은 정교한 장애물 감지 및 사물 식별이 가능하다. 이 센서는 지난해 7월 특허를 취득했다.

2016년부터 물류로봇인 ‘고카트’도 생산하고 있다. 전방향 주행이 가능한 모바일로봇이다. 박 대표는 “3D 스캐닝 라이다를 고카트에 적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로봇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로봇은 올해부터 3D 스캐닝 라이다와 고카트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10여 종의 자율주행 솔루션 관련 컨트롤러, 센서, 로봇 플랫폼 출시가 예정돼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배선카(배식용 카트) ‘드리고’를 공개했다. 드리고를 원하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계약 체결도 활발하다. 박 대표는 “주로 미국·유럽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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