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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냐 가치주냐 '끝없는 논쟁'

입력 2021-03-16 17:29   수정 2021-03-17 00:37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함께 약 한 달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성장주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성장주와 가치주 가운데 어떤 쪽에 투자할지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주가가 반토막 났던 화학, 산업재, 금융 등 전통 가치주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비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바이오 기업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국면에 접어들면 다시 성장주가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의견과 가치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여름 ‘만스닥(나스닥지수 10,000선)’ 시대를 연 대형 기술기업의 PER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 6월 말 대비 현재 PER을 비교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34.85배→35.11배), 구글 모회사 알파벳(30.70→32.77), 애플(26.24→32.72), 넷플릭스(74.63→87.98), 페이스북(27.51→26.60)은 PER 조정폭이 크지 않았다. 경제 정상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로 높은 수준의 PER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금리와 주식시장이 ‘동행’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며 성장주 강세를 전망했다. 장기 금리가 급등했던 2003년 2010년 2013년을 보면 주식시장이 금리에 적응한 뒤에는 성장주 강세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기업 실적이 덩달아 상향 조정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화가 새로운 트렌드를 조성한다기보다는 성장 기업 간 차별화를 가속화할 뿐”이라며 “가치주로의 순환매에 대비하기보다 새로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주식시장 주도주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 중순 이후 대부분의 업종에서 가치주 주가 상승률이 성장주 주가 상승률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적자를 내면서도 주가가 올랐던 기술기업이 약세를 보이고 주주환원책을 펼치는 은행주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는 밸류에이션이 낮은 기술기업이 많고 주주 환원에 소홀한 금융기업이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를 따라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가치주 비중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가 더 상승하면 자금이 성장주 업종 전체에서 가치주 업종 전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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