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에 폭탄 맞은 K배터리 줄하락…"새 대책 수립해야"[이슈+]

입력 2021-03-16 12:01   수정 2021-03-16 13:49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폭스바겐이 자사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탑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증권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중장기 전략 변화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중기적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날 진행한 '파워 데이' 행사에서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 중 80%에 각기둥 모양(prismatic)의 전고체 배터리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과 파우치형, 각형으로 나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고, 중국 CATL과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일본 파나소닉은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폭스바겐 결정 배경에 대해 매출의 40%가 넘는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CATL과 자사가 지분 투자한 노스볼트가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만 CATL은 아직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 배터리보다 다소 낮고 노스볼트는 품질 및 원가 모두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은 파우치 셀을 납품해온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당황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 중 폭스바겐 비중은 10~20% 수준으로 추정되며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이후 납품 예정이었던 상황이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제품만을 만들고 있는데다, 미국 사업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노스볼트 및 폭스바겐 자체 배터리 생산 공장의 양산수율이 예정 기간 내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노스볼트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2차전지 양산능력 확인 전까지 한국 업체들의 경쟁 업체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전략 변화가 다른 자동차 업체들로 확산될 경우 보다 구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배터리 셀의 핵심은 케이스가 아니라 화학 물질을 어떻게 바꾸느냐"라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위 배터리 업체들의 먹거리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발 소식이 전해진 이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8분 현재 LG화학은 전날보다 7.45% 급락한 89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SK이노베이션 또한 5.69% 하락한 21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폭스바겐 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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