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냉대한 골든글로브, 할리우드 영화계에 '혼쭐' [종합]

입력 2021-03-17 09:26   수정 2021-03-31 00:04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 골든글로브가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호된 질타를 받고 있다. 영화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하는 등 냉대했다는 이유에서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미국 연예 매체들은 16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대형 홍보대행사 100여 곳이 골든글로브를 향해 강력한 개혁 조치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대형 홍보대행사들은 골든글로브가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한 목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대행사들은 성명을 내고 골든글로브에 차별 행위와 배타성, 비전문성이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영화 제작사와 방송사 등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부패 의혹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골든글로브 측에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당장 시정하지 않으면 소속 스타들의 골든글로브 참여를 막겠다고 경고했다.


87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면서도 불투명한 재정 관리, 시상식 운영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작을 발표하며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했다. 작품상과 배우상엔 '미나리'의 어떤 배우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또 한명의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주연과 제작을 맡았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한 '미나리'는 엄연히 미국 영화다.

당시 뉴욕타임즈 등 매체들은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작품상, 각본상에 올리지 않은 것은 나쁜 선택", "윤여정의 후보 지명 탈락은 골든글로브의 가장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골든글로브는 영화 속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미나리'는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로 되어 있어 외국어영화로 분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유튜브를 통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타즈:거친녀석들'은 영어 사용 비율이 50%가 되지 않음에도 골든글러브 작품상 후보에 올라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백인들이 출연한 '바스타즈'는 미국영화이고 '미나리' 처럼 아시아계 배우들이 나오면 미국 영화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HFPA 회원 중 흑인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불거졌다.

할리우드 홍보대행사들의 압박에 못이긴 골든글로브 측은 회원 수를 최소 100명으로 늘리고 전체 회원의 13%를 흑인으로 채우겠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영화 '미나리'는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리며 군집을 이루는 미나리처럼 낯선 미국에서 끈질기게 살아내는 이민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배우들의 호연, 섬세한 연출로 극찬을 받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휩쓸며 전세계 91관왕을 기록했다.

'미나리'는 오는 4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총 6개 부문 노미네이트에 성공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봉준호 감독에 이어 아시아계로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에 도전한다. 배우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스티븐 연도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선정됐다. 한예리가 직접 부른 OST ‘Rain Song(비의 노래)’은 아카데미 주제가상 1차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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