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맹목적 지지"…주말레이 北대사관·가족 줄줄이 떠났다

입력 2021-03-21 14:22   수정 2021-04-20 00:02


말레이시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전격 선언한 북한의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모두 북한으로 21일(현지시간) 귀국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김유성 북한 대사 대리는 이날 오전 11시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태운 대형 버스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향해 출발하기 전에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사 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결과물을 감내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고한 우리 국민을 미국에 인도함에 따라 양국관계의 근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는 악화일로다. 양국은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우호 관계를 유지했지만,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VX신경작용제로 암살당한 뒤 양국 관계는 급격히 멀어졌다.

이어 두 나라는 상대국 대사를 맞추방했고, 북한은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전원 억류해 인질로 삼으면서 단교 직전까지 갔다. 이후 양국은 대사를 서로 보내지 않는 등 소원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말레이시아 당국이 쿠알라룸푸르에 살던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을 자금세탁·유엔 제재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미국에 인도하자 북한은 외교관계 단절을 전격 선언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이에 맞대응해 북한 외교직원과 가족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나라고 명령했다.

더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북한 외교관과 직원, 가족 등 북한인 총 33명이 이날 말레이시아를 떠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외교인력과 가족뿐만 아니라 일부 말레이시아에 남아있던 북한 교민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와 북한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이 없기 때문에, 중국 등으로 향할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 대사관의 인공기는 전날까지 걸려있었으나 밤사이 내려졌고, 이날 오전 9시10분께 북한 대사관 앞마당으로 대형 버스가 들어가 대기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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