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17번홀 벙커샷을 러프로 친 까닭은

입력 2021-03-21 18:32   수정 2021-04-20 00:02

임성재(23)의 노련한 판단이 ‘대참사’를 막았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내셔널G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 3라운드 17번홀(파3)에서다. 그는 이 홀에서 벙커에 빠진 공을 그린 대신 러프를 향해 쳤고 보기를 노렸다. 아쉽게 더블 보기를 적어내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트리플 보기 혹은 그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낼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베어 트랩, 더블 보기로 탈출
임성재가 이날 더블 보기를 범한 17번홀은 악명 높은 ‘베어 트랩’(15~17번홀)의 마지막 관문이다. 선수들이 이날만 평균 3.426타를 적어내게 해 가장 어려운 홀로 기록됐다. 15번홀(파3)과 16번홀(파4)을 파로 잘 막은 임성재는 17번홀 티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그린을 넘어 벙커에 빠진 공은 하필 깊숙이 박혔다. 공이 달걀노른자처럼 모래에 콕 박힌, 이른바 ‘에그 프라이’ 상황이었다.

에그 프라이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공 뒤를 노리고 클럽을 강하게 휘둘러 내리찍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단 ‘탈출’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힘 조절이 어렵고 스핀도 걸리지 않아 임성재의 상황에선 공이 그린 건너 반대편 해저드에 빠질 수도 있었다. 공이 해저드에 빠지면 해저드 티로 돌아가 네 번째 샷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블 보기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임성재는 공을 잡아줄 러프를 향해 샷을 했다. 질긴 러프는 임성재의 공을 잡아줬다. 그는 장애물로 인한 무벌타 드롭을 한 뒤 안전하게 ‘3온’에 성공했다. 2퍼트에 그쳐 더블 보기를 적어냈으나 임성재로선 우승 경쟁에 잔류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임성재는 “그린 쪽으로 치면 물에 빠질 가능성이 100%여서 레이업을 해서 안전하게 보기로 막으려고 했다”며 “더블 보기가 나온 게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이날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범했으나 버디 4개로 만회해 결국 1언더파 69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중간 합계 5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전날 공동 16위에서 공동 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임성재는 “바람이 많이 불고 작년과 코스 컨디션이나 상황이 비슷했다”며 “언더파로 마쳐서 잘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도 차라리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다들 어렵게 경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한 바람 속 우승 경쟁 혼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속에 혼다클래식 리더보드도 함께 요동쳤다. 선두는 합계 10언더파를 친 맷 존스(40·호주)다. 그는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쳐 코스레코드 타이기록과 함께 선두로 출발했다. 2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쳐 선두를 내줬다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였고 선두 자리를 이틀 만에 탈환했다.

2라운드까지 12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올랐던 애런 와이즈(24·미국)는 이날 5타를 잃고 무너졌다. 사흘 합계 7언더파가 됐지만 순위는 공동 2위로 한 계단만 내려왔다. J. B 홈스(39·미국)도 와이즈와 나란히 7언더파를 쳐 공동 2위다. 판정쭝(30·대만)과 캐머런 트링갈리(33·미국), 샘 라이더(31·미국)가 공동 4위(6언더파)로 임성재에게 앞서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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