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구직 보릿고개'…"발품 팔아야 질 좋은 정보 찾는다"

입력 2021-03-21 18:22   수정 2022-04-07 11:12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업계고 학생도 유례없는 취업 한파를 맞았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은 비대면 수업과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작년에 졸업생(대학 진학자 제외) 두 명 중 한 명만 겨우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지만 올해 구미여자상업고를 졸업한 서예나 씨(19)는 키움증권 서울 여의도 본점의 소비자보호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교 1~2학년부터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며 착실하게 취업 준비를 해왔지만 3학년이 되니 코로나19로 취업 한파가 불어닥쳤다. 서씨는 “예년과 비교해 학교로 들어오는 채용 의뢰가 30%로 줄어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과 협력해 숨은 취업 정보를 얻는 것부터 시작했다. 혼자 서울에서 열리는 채용 박람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찾은 정보는 학교 취업부와 공유했다. 그는 “지금 다니는 키움증권도 직접 발품을 팔며 채용 정보를 알아냈다”며 “취업은 정보력 싸움이라는 걸 후배들이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문규 씨(19)는 3년째 서울 한남동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에 근무 중이다. 그는 ‘도제학교’ 혜택을 톡톡히 봤다. 이 제도는 특성화고 1학년이 학교와 산업현장을 오가며 교육받는 제도다. 그는 1학년부터 근무한 레스토랑에 졸업 후 정식으로 취업했다. 김씨는 “도제교육 덕분에 또래보다 빠르게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 시국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대학 진학자를 제외한 직업계고(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 직업교육과정 포함) 취업률은 50.7%, 이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특성화고는 취업률이 49.2%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특성화고 취업률을 높이려면 질 좋은 취업 정보 제공과 현장 실습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 실습은 해당 기업으로 바로 취업이 연결되는 만큼 실습 기회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에 취업한 경산여자상업고 졸업생 박모 씨(19)는 “실습 기회가 사라지면 학생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며 “작년엔 취업박람회도 대부분 열리지 않아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고 했다.

교육부는 특성화고 학생의 취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학생들이 지역 내 우수 기업에 취업하고, 지역 대학에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직업교육 혁신지구’를 올해 5개 선정한다. 교육부 산하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발굴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오는 5월까지 마무리한 뒤 이를 지역 고용센터와 연계해 졸업생 취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직업계고 취업지원관도 2022년까지 1000여 명 배치할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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