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도 비트코인 열풍…코인 르네상스 주도할까

입력 2021-03-21 17:52   수정 2021-03-22 02:53

미국은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투자 자산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작년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도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매집에 나선 영향이 컸다. 월가에선 암호화폐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여전하지만 “암호화폐 역시 하나의 투자 자산”이란 시각이 굳어지는 추세다.

비트코인 매집 나선 기업·기관들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주된 배경은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대체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자사 고객인 기관투자가 28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가 “디지털 자산을 갖고 있거나 취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는 신기루에 불과한 가짜 화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공시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를 비롯해 매스뮤추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스퀘어, 메이투 등이 수천만~수십억달러를 투자했다. 237년 역사의 뉴욕멜론은행과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마스터카드 등 전통 금융회사들은 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모건스탠리는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캐나다에선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3개 출시됐다.
미 금융당국은 규제 강화 저울질
암호화폐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미국 금융당국도 주시하기 시작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암호화폐를 올해의 ‘우선 조사’ 목록에 포함시켰다. 상당수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는 만큼 안정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의회도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하원의원 등은 암호화폐의 관할권을 명시하고, 증권 취급 기준을 세우는 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정부 내에선 ‘비트코인은 투기 수단’이란 인식이 강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달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투기적”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자금 세탁과 재산 은닉, 테러 자금 모금 등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강의해온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내정자 역시 이달 초 인사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이 부정 행위와 조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걸 보장해야 한다”며 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플레 헤지 수단” vs “가짜 화폐”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투자 가치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만 옹호론이 부쩍 늘어난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높지만 결국 채권과 같은 고정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핀토 JP모간 공동 사장은 “월가의 거대 금융회사가 개입해야 할 정도로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지펀드인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창립자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크기 때문에 연내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고수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다. 지난해 그는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나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애즈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실제 통화라면 끔찍하게 나쁜 화폐”라며 “자산이 아닐 뿐만 아니라 매우 투기적인 게임 수단”이라고 혹평했다. 빌 그로스의 뒤를 이어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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