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석수 프로카젠 대표 "생활습관까지 처방하는 암 예방 시대 연다"

입력 2021-03-21 18:11   수정 2021-03-22 02:43

“암 유전자 검사가 많지만 한국인에게 특화된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검사하는 유전자 숫자도 적죠. 국내 환자에게 가장 많은 20여 개 유전자를 분석하는 남성질환 예측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올해 말 출시할 계획입니다.”

변석수 프로카젠 대표(사진)는 21일 “한국인 유전자를 이용해 생활습관까지 처방하는 암 예방 시대를 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변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이다. 신장암 전립선암 등 비뇨기계 암 분야 명의로 손꼽히는 그는 2018년 10월 프로카젠을 창업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면서 쌓인 유전자 데이터 등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변 대표는 “암은 예방할 수 있고 조기에 찾아 치료할 수 있는 병인데 오랜 기간 진행돼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웠다”며 “암 환자 유전자를 토대로 사전에 위험도를 알려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전립선암 위험 유전자로 알려진 것은 BRCA 유전자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던 미국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암 예방을 위해 유방절제 수술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이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전립선암 위험도 높아진다. 전체 전립선암 환자 중 BRCA 유전자 변이 영향을 받는 환자는 10% 정도다. BRCA처럼 절대적 영향은 아니더라도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다른 다양한 변이가 많다는 의미다.

변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립선암 환자 6500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그는 암 환자 3100명과 암이 없는 사람 8000명의 유전자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암 환자에게 특히 많거나 적은 스닙(단일유전자변이)을 수십 개 뽑아냈다. 스닙마다 가중치에 따라 점수를 매긴 뒤 암 연관성 점수가 가장 높은 20개를 꼽았다. 이를 토대로 암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평가된 사람은 최소 두 배 이상 암 위험이 높다.

유전자 분석 결과를 전문의와 공유해 암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효과적인 운동, 식습관 등을 처방하는 것도 가능하다. 변 대표는 “전립선암은 생기기까지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며 “라이코펜이 많이 든 토마토, 붉은 색 과일과 채소, 콩으로 만든 비지 두부 등은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전립선암 외에 다른 암 데이터를 보유한 의료진과 협업해 유전자 분석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개인의 전체 유전자(홀 지놈)를 분석해 보관했다가 주기적으로 위험도 높은 유전자가 새롭게 확인되면 알려주는 구독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헬스커넥트, 클리노믹스 등은 프로카젠의 가능성을 믿고 손을 잡았다.

변 대표는 “30억 쌍의 인체 유전자 중 아직 모르는 게 많다”며 “방대한 데이터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채용에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전립선암뿐 아니라 상위 5대 암, 7대 암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라며 “빅데이터·AI를 활용한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 비뇨기암 악성도 판별 솔루션 등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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