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극적 합의…이르면 23일 단일후보 확정

입력 2021-03-21 17:24   수정 2021-03-22 03:38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동안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주장하며 2주 넘게 갈등을 빚어왔던 두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일(25일)이 코앞에 닥치자 겨우 의견을 모았다. 22일 여론조사가 시작되면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엔 야권의 최종 단일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두 곳에서 각 1600명 조사
양측 실무협상단은 21일 서울시장 적합도와 경쟁력을 반반씩 묻는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 두 곳이 각각 서울시민에게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물어 결과를 합산(1600명)하기로 했다. 양측이 막판 ‘양보 경쟁’을 벌였던 유·무선 전화 반영 비율은 안 후보 측이 주장하던 100% 무선전화로 정리됐다. 오 후보 측 협상단인 권택기 전 의원은 “22~23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하는 것으로 하되 혹시 22일에 샘플(1600명)이 다 채워지면 23일에 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다”며 “23일까지 조사가 이어지면 발표는 24일에 한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협상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단일화 방식에 합의한 것이다. 일정이 미뤄지면서 두 후보가 지난 19일 각각 후보 등록을 한 만큼 투표용지엔 두 후보의 이름이 모두 명기된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9일까지 단일화가 완료되면 사퇴한 후보의 기표란엔 ‘사퇴’가 표기된다. 오 후보는 이날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한 캠프, 한몸이 돼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안 후보도 “필요하다면 오 후보와 직접 만나 힘을 합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앞서 안 후보와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을 치렀던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단일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모든 힘을 보태겠다”며 “정권을 심판하는 게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대의”라고 했다.
결과는 ‘예측 불가’
두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박빙이라 이번 단일화의 승자를 쉽게 예상하긴 힘들다. 이날 KBS·MBC·SBS 방송 3사가 공동으로 3개 여론조사 기관(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두 후보의 선호도를 조사(지난 20~21일 조사,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오 후보(34.4%)와 안 후보(34.3%)의 지지율은 0.1%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여권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묻는 조사에서도 오 후보 39.0%, 안 후보는 37.3%로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다.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안 후보에게 밀리던 오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여러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 대부분 오차범위 안이라 최근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양측의 갈등이 안 후보에게 동정론으로 작용하는 게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두 후보가 양보 경쟁을 벌이면서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한발 물러선 ‘희생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선점하려 애쓴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단일화 방식에 합의한 이날도 두 후보는 자신이 양보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명분 확보에 애썼다. 오 후보는 자신이 유선전화 10% 반영을 포기한 것을 언급하며 “실리 없는 바보 같은 결정을 했지만 홀가분하다”고 했다. 안 후보도 “협상이 교착됐을 때 (내가) 국민의힘 측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말했고, 그래서 물꼬가 트인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정치적 야합에 불과”
양측 갈등으로 단일화 무산을 바라던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구로 단일화되더라도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에게 크게 밀린다. 허영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야권 단일화 합의에 대해 “정당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정치를 하향 평준화한 야합에 불과하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정책과 비전 검증은 이뤄지지 못했고 서로 양보하는 듯 야욕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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