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지당 수백억 수익"…'꼼수'로 LH 공공택지 휩쓴 중견 건설사

입력 2021-03-21 20:59   수정 2021-03-23 15:44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불법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LH가 조성한 공공택지도 일부 건설사들이 이른바 '꼼수'를 부려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LH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입찰 및 낙찰 현황'에 따르면 호반건설 등 일부 건설사들은 수십 곳의 페이퍼컴퍼니(실체가 없는 서류상의 회사)를 동원해 LH의 공공택지를 많게는 10%가량 확보했다.

호반건설은 이 기간 LH가 분양한 공공택지 가운데 44개(9.3%)를 차지했다. 또한 호반건설을 포함해 5개 중견건설사는 LH가 공급한 공공택지의 3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이와 관련 "호반건설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추첨에 참여시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 호반건설은 계열사 40여곳을 설립했는데, 이 중 20곳 이상이 직원 수 10명 미만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택지 내 아파트 용지는 한 필지당 수백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어 건설업계에선 '수퍼 로또'라고 불린다. 페이퍼컴퍼니도 이를 낙찰받을 수 있게 정부와 LH가 방조했다는 게 송 의원 측의 지적이다.

최근까지 공공택지 아파트용지 입찰방식이 '단순 추첨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위장 계열사를 동원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았었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호반건설은 이렇게 꼼수로 확보한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매년 2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호반건설의 건설업계 순위(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10년 62위에서 2019년 10위로 뛰며 10대 건설사 반열에 진입했다. 2018년 호반건설의 매출액은 1조1744억원, 영업이익은 2792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24%에 달했다. 여타 대형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은 5% 내외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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