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유망 게임 쓸어담는 '중국 큰손' 텐센트

입력 2021-03-22 17:07   수정 2021-03-30 18:16


글로벌 1위 게임업체인 중국 텐센트가 한국 게임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첫 게임을 만들고 있는 신생업체 지분까지 사들여 입도선매할 정도다. 텐센트의 한국 게임산업 영향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 개발 중인 회사에까지 투자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 앤유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주요 주주에 올랐다. 이 회사는 엔씨소프트, 네오플 등의 유력 게임업체 출신이 설립한 업체다. 김정환 앤유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PC 게임 ‘리니지2’의 대만 출시를 이끌었다.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 개발도 총괄했다.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 국내 법인 대표를 맡기도 했다. 앤유는 PC 게임 ‘프로젝트 N1’(가제)을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텐센트는 최근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게임즈에도 500억원을 투자했다. ‘드래곤플라이트’ ‘엑소스 히어로즈’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다. 텐센트는 지난달 국내 게임사 로얄크로우에 17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로얄크로우도 신생업체로, 한창 첫 게임을 만들고 있다. 텐센트는 올 들어 액트파이브, 엔엑스쓰리게임즈 등 다른 중소 게임업체의 최대 주주에도 올랐다.

텐센트의 국내 게임산업 투자 확대는 신규 게임 지식재산권(IP)과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국 게임산업은 짧은 기간 급성장했지만, 세계 시장 지배력을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서는 추가 IP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텐센트가 글로벌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각국 유망 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텐센트가 세계 1위 게임업체로 발돋움한 것도 한국 게임 덕분이었다.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중국 내 유통으로 텐센트는 지금도 매년 수조원을 벌고 있다. 시장 분석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글로벌 매출 1위 PC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였다. 3위는 크로스파이어다. 텐센트가 아직도 한국 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한국 게임산업의 ‘큰손’
텐센트의 국내 게임산업 영향력은 막강하다. 한국 게임산업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2위 게임업체인 넷마블의 3대 주주가 텐센트다. 글로벌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에선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등에 대한 텐센트 지분율도 상당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과거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IP를 가진 국내 게임사에 투자했다”며 “하지만 크래프톤 지분 인수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유망 신생업체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도 텐센트와 손잡기를 희망한다. 텐센트를 등에 업어야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시장인 중국에 쉽게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펄어비스의 게임 ‘검은사막’,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중국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국내 주요 게임의 유통 판권도 텐센트가 갖고 있다.

텐센트는 2019년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배그 모바일) 중국 서비스를 중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배그 모바일은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공동 개발해 내놓은 게임이다. 텐센트는 배그 모바일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사가 개발한 유사 게임 ‘허핑징잉(和平精英)’을 그 자리에 밀어 넣었다. 이용자가 기존 배그 모바일을 업데이트하면 허핑징잉으로 바뀌도록 설정해 빈축을 샀다. 기존 배그 모바일의 이용자 정보도 그대로 가져갔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 대신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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