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지 두 달 됐는데 폐업할 판"…휴대폰 판매점의 눈물

입력 2021-03-24 09:47   수정 2021-03-24 10:35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1인 1휴대폰 시대라 창업했는데 쉽게 덤벼든 게 독이었어요. 장사를 접어야 할 지 고민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매출이 평상시 대비 3분의 1 이하로 뚝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일 점심시간대여서 한창 손님이 많을 시간이지만 매장 내 직원 1명을 제외하고 방문객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오후 2~3시 점심 시간이 끝난 뒤에도 방문객은 없었다. A씨는 "어제는 오후 5시가 돼서야 겨우 1건 개통했다"며 "비슷한 시기에 판매점을 연 지인도 두 달 만에 폐업 위기에 몰릴 만큼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휴대폰 판매점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들이 줄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최근 비대면 개통과 자급제폰 열풍으로 온라인 수요가 늘면서 오프라인 판매점은 손님이 뚝 끊겼다.

"폐업 등 반영시 휴대폰 판매점 통계보다 더 적을 것"
2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업계에 따르면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전 2만여개에 달했던 휴대폰 판매점은 현재 1만2000개 안팎으로 감소했다.

휴대폰 판매점은 이통사가 관리하는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곳으로, 특정 통신사가 아닌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단말기를 모두 취급하는 매장이다. 휴대폰 대리점은 각 지점에서 방문객의 휴대폰을 개통하면 판매수수료와 함께 가입자 요금의 약 7%가량을 수수료로 갖는 구조다. 판매점은 대리점의 위탁을 받아 가입자 유치를 하면 개통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판매점은 이통사 본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신, 투입 자본과 매장 유지 비용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휴대폰 판매점은 최근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으며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판매점 위치가 대로변에 있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노른자위'에 위치해 있어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길거리에 빈 매장을 보면 대부분 식당 아니면 휴대폰 판매점"이라며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권리금을 거의 포기한 사업자들의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 무인매장 등장에 입지 줄어
휴대폰 판매점 매출이 갈수록 감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자급제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온라인 채널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단말기를 구경하고 가입 조건을 비교해 구매하는 비대면 수요가 크게 늘면서 휴대폰 판매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 직영점에서 단말기 성능을 확인하고 개통일 당일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통사들은 최근 비대면 자급제 시장이 커지자 잇따라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 임시 허가를 신청했다. KT는 지난해 6월 스페이지파이브·카카오페이와 컨소시엄을 꾸려 임시허가를 받았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각각 9월과 11월에 패스(PASS) 앱 등 복합신원인증 기술을 통해 임시허가를 받았다.

이통사의 무인매장·특화매장도 판매점의 입지를 줄어들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방문객들이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T팩토리'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부모와 아동층을 겨냥한 복합 문화 공간 '잼플레이스(ZEM PLAYS)'를 열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부터 강남역에 복합 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 틈'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종로에 1호 무인매장을 공개했다. KT도 지난 1월 'KT 셀프라운지'를 내놓는 등 비대면 수요에 적극 대응 중이다.

휴대폰 유통업계에서는 이통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무인매장 등장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매장 최종 목적이 가입자 유치에 있는 만큼 판매점이 점점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휴대폰 대리점 매장수는 변동이 미미한 반면, 판매점의 경우 최근 40%가까이 점포수가 감소했다"며 "개점 휴업 상태나 폐업 통계 미반영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장은 더욱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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