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인데…임종석 "박원순, 업무추진비 아낀 쪼잔한 공직자"

입력 2021-03-24 13:56   수정 2021-03-24 14:17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공적을 치하하면서 "호텔밥 먹지 않고 업무추진비 반 이상 남긴 쪼잔한 공직자"라고 표현해 화제다.

임종석 전 실장은 23일 페이스북에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시장이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글이었지만 문제가 된 부분은 "(박원순 전 시장은) 호텔 밥 먹지 않고 날 선 양복 한 번 입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반 이상 남기는 쪼잔한 공직자였다"고 추켜세운 대목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업무추진비를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은 상식인데 이를 남긴 것이 칭찬받을 일이라면 '임종석 전 실장 주변인들의 행태는 과연 어땠길래'라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아울러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날 임종석 전 실장을 향해 "적어도 성추행 사건이 있기 전까지 그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인물이었다. 다만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성추행을 저지른 또 하나의 얼굴은 추한 것이었고, 더욱이 죽음으로 그 일을 종결시키려 했던 무책임함에 관한 것이다"라며 지적했다.

이어 "그 일만으로 박원순이라는 한 인간의 삶 전체를 평가할 수 없듯이, 그동안 의롭게 살아왔다는 이유로 어둠의 사건들이 덮여져서도 안 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의 죽음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앞둔 시기다"라며 "여권에 몸담았던 사람들이라면 이번 선거에서는 자중하고 근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 잊을만 하면 자꾸 상처에 소금을 부어댄다"고 지적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논란 다음날인 24일에도 "아픔과 혼란을 뒤로 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그(박원순 전 시장)의 관점과 철학이 서울의 요구를 모두 채우지도 못했고, 때로는 지나치게 고집스러워서 세상물정 모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면서도 "대체로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임종석 전 실장을 향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을 줄 알지만 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게 제 마음"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이) 청렴한 시장이라는 부분을 말씀하시기 위해서 말한 것으로 이해는 하지만 아직까지 피해 여성과 관련된 부분에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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