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백신 바꿔치기 의혹에 휘말린 까닭은

입력 2021-03-25 14:04   수정 2021-03-25 16:59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이 안심하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할 수 있길 바란다는 취지로 23일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안심하기는커녕 '주사기를 바꿔치기 했다'는 근거 없는 의혹에 휘둘려 더 큰 불신을 품게 됐다.

문 대통령이 종로구보건소에서 AZ 백신을 맞는 영상에서 당시 간호사가 주사액을 뽑은 후에 가림막 뒤 오가는 과정에서 다시 등장한 주사기에 뚜껑(캡)이 씌워져 있었던 탓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더 안전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영양제를 맞은 것이다"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팔을 걷고 준비중인 문 대통령을 두고 소독솜을 준비하면서 간호사의 동선을 방해한 가림막이 있었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

간호사가 김정숙 여사의 접종을 할때는 솜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팔에 주사를 꽂은 상태에서 가림막 뒤에서 솜을 다시 가져오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가림막이 앞서 접종 때는 보건소에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도 의혹 확산에 역할을 했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접종이 이뤄진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 확인한 결과, 액을 뽑고 주삿바늘에 다시 캡을 끼운 건 당시 취재진이 접종 전 주사기를 촬영할 동안 바늘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조치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관련해 이 같은 음모론이 확산되는 데는 그만큼 현재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한편에 불신감이 깔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제기됐던 수많은 의혹과 묘한 데자뷰를 이룬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언론이 취재 경쟁을 벌이는 동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커져만 갔고 이 와중에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거나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의혹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도 많았다.

심지어 최서원의 딸 정유라가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해 11월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순실 사건으로 실망과 염려를 끼쳐 드린 점 죄송하다"면서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 씨의 부친 최태민 씨와 관련된 루머에 대해서도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면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정과제가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만큼은 꺼뜨리지 말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주사 바꿔치기'. 이 허무맹랑한 의혹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 직원 투기 의혹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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